인터뷰

주거복지의 최전선
양천주거복지센터 김병배 팀장

위성은  사진 황종범



언제든지 주거복지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고, 온오프라인에서 편리한 주거상담이 가능하며,
서울시민의 주거에 관한 종합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바로 주거복지센터다.
민원의 최일선에서 근무하며 남다른 성취를 보여주고 있는
양천센터의 김병배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주거복지센터 업무는 공사 모든 업무의 축소판

1989년, 공사 창립 당시 경력직으로 입사한 김병배 팀장은 주거복지센터 현장근무만 20년이 넘는 베테랑이다.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긴장을 풀 수 없는 생활이 뼛속까지 밴 그는 늘 웃는 낯으로 팀원과 고객을 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휴일 근무가 잦아 가족에게는 ‘빵점’이지만 주거복지팀 4명, 시설팀 10명, 관리운영팀 6명도 그의 식구와 마찬가지다.

센터는 택지업무 외에는 공사 모든 업무의 축소판이에요. 우리나라 최초의 영구임대아파트인 하계5단지와 두 번째 고층아파트인 성산단지도 제가 개소작업을 맡았습니다. 보상본부에서도 일했고, 전세임대를 최초로 시작했어요. 부천이 집이어서 출퇴근이 힘들고 현장에서 일하는 나름의 노하우가 있으니까 양천센터근무를 자원했어요. 2011년에 신정지구와 천왕지구까지 6,500세대가 입주한 적이 있어요. 하루도 제대로 못 쉬고 일하다가 과로와 스트레스로 쓰러진 적도 있습니다. 급성 당뇨가 와서 지금도 조심해야 해요.

양천지역의 주택이 공개되는 날은 폭주하는 전화로 사무실은 전장과 다름없다. 하루 수백통의 전화도 전화지만, 다짜고짜 폭언을 하거나 큰소리치는 민원인 때문에 울음을 터트리는 직원도 있다. 그때마다 도닥여 다시 일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도 팀장의 역할이다. 365일 24시간 전화기를 꺼놓을 수 없는 것도 주거복지센터 업무의 특징. 언제 어떤 일이 터질지 알 수가 없고, 그저 수습가능한 문제이길 바랄 뿐이다.

직원들이 의지하며 서로 힘이 되고 있습니다. 네 일, 내 일 따지다가 업무공백이 생길 수도 있고, 손해 보는 것 같을 때가 잘 되는 거라고 늘 얘기합니다. 휴대전화가 24시간 꺼져있으면 안 되고 일부러 새벽에 전화해서 욕하는 사람도 있어요. 휴일 내지는 밤늦게 사무실 전화가 오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정도죠. 집에서 전화 받고 업무 지시하는 것보다 나와서 해결하는 게 빨라서 주말에도 잘 쉬지 못해요.


집수리에서부터 공구 대여, 일자리 상담과 작은 도서관 지원업무까지, 센터의 일은 쉬이 끝나지 않는다. 이 일의 아이러니는 직원들이 바쁘고 행복할수록 주민들의 행복도는 올라간다는 것. 하지만 더 많은 것을 받을수록 형평성의 문제도 있고,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주민도 있어서 만족을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느 센터나 예산이 풍부하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에요. 저희가 관내 기업을 찾아다니면서 물품도 기증받고, 폐자전거도 수거해서 수리, 재활용해서 나눠드립니다. 작은 도서관에 기증한 노트북도 기증받아서 수리해서 나눠드렸고요. 저를 닮아서 직원들도 일을 잘 벌여요. 그럼 저도 손놓고 있을 수 없죠. 주거복지페스티벌 끝나고 마을축제도 열리기 때문에 바쁩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주거복지 서비스

양천주거복지센터는 지역 내 민관 네트워킹과 일자리 창출 부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주민들에게 유무형의 복지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앞장서 발로 뛰고 있는 것. 김 팀장뿐만 아니라 팀원들도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주거복지상담사 자격은 수료했고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 자격도 땄습니다. 실무에 필요해서 하나 둘 취득한 것이 이렇게 됐어요. 용어를 알아야 욕구에 맞는 케어를 할 수 있고, 양천구지역사회복지협의체 실무위원으로 꾸준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네트워크를 통해 깨끗한 마을 만들기와 벽화사업도 진행하고 있어요. 저희는 말뿐인 MOU가 아닌, 연대 사업을 통해 주민들에게 금융복지서비스를 제공합니다. 3년간 약 30여 기관과 MOU를 체결했고 올 3월에는 금융감독원과 서민금융지원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어요. 11월에도 서민금융&취업박람회를 개최해 일자리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특히 노년의 일자리는 어르신들의 경제활동과 자존감 회복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이다. 김 팀장은 한국노인인력개발원, CJ대한통운과 협약을 맺어 2015년 시행초기이던 시니어택배를 도입했다. 초창기에는 서툰 손길로 택배를 나르느라 배달 사고도 있었고, 유리문에 부딪혀 안경이 깨지는 등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3년차가 되어 능숙해진 어르신들이 물량을 더 늘려달라고 요청해서 우체국택배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는 중이다. 박원순 시장이 이를 직접 체험한 후 서울시 전역으로 확산된 모델이기도 하다. 손주들 사탕 값이라도 벌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어르신들을 볼 때마다 뿌듯함이 앞선다.

양천과 구로, 영등포에는 영구임대 단지가 없다. 김 팀장은 기초수급자격에 미치지 못해 각종 사회적 지원을 받을 수 없고 더 열악한 형편에 처할 수 있는 차상위계층을 위해 늘 신경을 쓰고 있다.

“영구임대의 경우 복지관이 있어야 준공허가가 나고, 주거복지상담사도 상주해요. 영구임대와 공공임대의 차이가 큽니다. 재개발아파트나 공공임대는 그런 것이 없어서 많이 해드리는 것. 벌이가 마땅하지 않은 상황에서 가장이 아프게 되면 임대료도 못 내는 상황에 처하게 되죠. 규정상 퇴거를 피할 수 없는 경우, 외부기관의 지원책을 찾아서 도와드리기도 합니다.”

앞으로 퇴직까지 5년여의 시간이 남았는데 여전히 정열적으로 일하는 김 팀장은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사회에 계속 보탬이 되고 싶다고 한다. 그가 걸어가는 길이 주거복지의 한 모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