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이웃 Talk

[2017 서울 공공주택·주거복지 페스티벌②]
대화路(로): 함께 나누는 공동체 이야기

위성은  사진 강시근


"세상을 바꾸는 단 한 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건 바로 자신을 바꾸는 거야."

「어린 왕자 두 번째 이야기」의 한 구절이다.
여기, 자신을 바꾸고 마을을 바꾼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주민들의 이야기가 책으로 엮여 나온 자리에 음악과 이야기가 함께 했다.
지난 10월 20일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함께 나누는 공동체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대화路(로)’가 열렸다.

다종다양한 공동체 이야기

1부 공동체활동 사례발표 시간에는 입주민대표, 공동체 코디네이터, 관리사무소장 등 단지 리더들이 다양한 공동체 활동 사례 발표를 통해 다채로운 공동체 이야기를 공유했다. 사회를 맡은 똑똑도서관 김승수 관장의 재치 있는 진행이 돋보이는 가운데 팀당 7분의 발표와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세션1은 문화예술 분야의 사례로 오!리엔 나눔이웃의 ‘마당! 잊혀진 열린 공간’, 송파 파크데일 1단지의 ‘이웃사촌 하나로’, 웹진 지난 호에도 소개된 바 있는 만리동예술인협동조합의 ‘함께 나누는 공동체 이야기’, 그리고 ‘소통과 화합으로 하나 된’ 길음동부아파트 이야기가 전해졌다. 입주자들이 서로의 관심사를 나눌 수 있는 마당이나 공유도서관, 공동부엌 등의 공유공간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세션2에서는 환경·에너지 분야의 3가지 사례가 발표됐다. 관악드림타운의 ‘맑은 세상 커뮤니티’, 신정이펜하우스1단지의 ‘에너지자립마을’ 그리고 답십리 청솔우성 한울타리공동체의 ‘버섯농장 운영사례’가 큰 관심을 끌었다.



갈등에서 화합으로, 마음을 나누는 이웃이야기

세션3은 마음나눔으로 가양 9-1단지 ‘가양동에서 맺은 하모니마을’의 사례는 갈등과 화합이라는 주제에 적합한 경우다. 첫 입주 후 25년이 지나 60세 이상의 독거세대와 새터민이 많은 단지로, 갈등이 터져 나오는 일이 적잖았다. 고심 끝에 관리소장은 유휴공간을 차지하던 쓰레기를 치우고, 서울시의 지원으로 꽃을 심었다. 공간이 달라지니 사람들이 달라지고 악성민원이 자취를 감췄고, 갈등해소 사례는 <이웃사이>라는 방송을 통해 전해질 예정이라고 한다. 상계은빛 3단지의 양재영 소장은 주민들을 위해 미술심리치료사 자격을 취득하고, 각종 치료와 벽화 그리기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어 독거노인의 우울증과 자살률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2년간 집단치료프로그램을 실시한 결과, 어르신들이 즐겁게 생활하는 것을 보고 큰 보람을 느낀단다. 주민들이 공동 작업으로 직접 벽화를 그리고, 각종 미술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찾아가는 마음건강서비스 한울사회서비스사업단은 각각 81세, 91세 독거노인 두 분의 갈등을 통해 과거의 상처와 결핍을 들여다본 작업을 소개했다. ‘네 탓과 내 탓’이 만나 악화된 케이스로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면서 자연스럽게 이웃의 결핍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사례들은 마을을 변화시키려는 개인의 노력으로만 가능하지 않다. 공사의 지원에 앞서 이에 호응하는 주민들이 있었으며 차츰 사람들의 마음이 열리고, 이웃에게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바뀐 것은 마을의 외관이기도 하지만 그곳을 채우는 사람들의 마음이었다. 더는 혼자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이웃의 일원이 되었다는 자각이야말로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음악으로 하나 된 북 콘서트

2부 북 콘서트는 현재 집필하고 있는 공동체 사례집의 주인공들이 자리한 가운데 공동체 살이의 희로애락을 나누고, 즐기는 자리였다. 어쿠스틱 밴드 ‘신나는 섬’의 공연으로 2부가 시작됐다.
‘공동체 희로애락(喜怒哀樂) 토크쇼’는 주민들이 직접 포스트잇에 적은 사례를 발표하고, 서울도시주택공사 변창흠 사장이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즐거울 ‘희(喜)’ 항목의 답변으로는 주민들과 함께한 친환경 생활용품 만들기, 김치 나눔 봉사, 그리고 육아를 서로 도우면서 친구와 이웃이 만들어진 경험 등이 있었다. 혼자 하면 일이지만 함께 하면 즐거움이 되는 일들이 마을에는 많은 듯하다.
화가 나는 ‘로(怒)’ 항목에는 공동체 활성화 예산을 늘려달라는 볼멘소리가 있었지만 임대주택의 경우 지난해에만 45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는 답변에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정을 나눈 이웃과 헤어져야 하는 슬픔(애: 哀), 그리고 함께 하는 일의 즐거움(락: 樂)도 모두가 공감하는 시간이었다.


“저희 집 아이가 아파서 한동안 뛰지도 않고 조용했는데, 아랫집 어르신이 ‘어디 아픈 거 아니냐’며 빵을 사가지고 오셨더라고요. 그 다음부터는 못 뛰겠어요(웃음).” (사회자) “입주 초기에는 주차 우선권 문제로 싸우곤 했는데 톡방에서 얘기하고 문제를 같이 풀어가면서 규칙이 만들어졌습니다. 아이들이 인사하기 시작하면서 같이 산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모르는 분들이 모여서 좋은 공동체를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공동체의 역사를 만드는 데 더 노력하겠습니다.” (변창흠 사장) 북 콘서트의 피날레는 신내데시앙아파트의 리틀합창단이 장식했다. 아이들의 밝고 건강한 에너지가 구김살 없이 피어나는 공동체가 곳곳에 생겨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