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파리의 공공임대주택 정책 펼치는
아비따(Habitat) 스테판 도팡(Stephane Dauphin) 사장

글. 위성은 사진. 황종범



프랑스는 공공임대주택 비율이 전체 주택의 17%에 달하며 2025년까지 25%, 2030년까지 30% 달성을 목표로 주택법을 개정하는 등 가장 앞서가는 주거선진국이다. 100년의 역사를 지닌 파리 아비따(Habitat)는 주택공급뿐만 아니라 주거복지 서비스 향상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협력관계에 있는 두 기관은 지난 6월 파리 아비따에서 MOU를 체결했으며 스테판 사장은 아시아 공공주택 포럼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각국이 벤치마킹하는 주거정책의 선구자

1914년 설립된 파리 아비따는 12만 가구의 공공 임대주택을 공급·관리하고 도시재생에 기여하는 파리시의 공공기관이다. 유럽 최대의 임대주택 공기업으로 SH공사와는 지난 6월 업무협약을 맺고 공공 임대주택 정책과 도시재생에 관해 연구와 사업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서울이 도시정책의 기틀을 제시하듯, 프랑스에서는 파리 아비따가 공공임대주택 보유 자산을 기반으로 도시재생과 연계하고 다양한 주거복지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공사에는 ‘롤모델’에 해당하는 곳으로 공공주택모델의 의제, 목표나 가치는 비슷하지만 역사만큼이나 차이가 크다. 프랑스는 공공임대주택 재고 세계 1위인 주거복지 선진국으로 500만 호(전체 주택재고의 17%)를 보유하고 있으며 인구의 18%인 128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아비따가 귀감이 된 것은 15년 이상 일관된 정책, 추진과 시스템 전산화, 체계적인 임대료 미납관리, 주택 유지 및 보수 시스템 개선 등 지속적인 노력에 있다. 아비따는 주거 민영화의 흐름에 편승하지 않고 독자적인 주거복지 모델을 유지해 2013년 주택법을 개정, 2025년까지 공공임대주택 공급률 25%, 2030년까지 3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임대주택에 우호적이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중위소득까지 임대주택에 포함시키는 정책을 펴고 있으며 파리 외 지역에서 인구 3,500명이 넘는 지자체가 이 규정을 따르지 않으면 벌금을 물게 된다.
“프랑스에는 723개의 공공주택 사업자가 있는데 모두 비영리사업자로 순이익을 다시 재투자해야 합니다. 임대주택의 임대료 수준은 민간주택의 1/5정도고 소득 분위에 따라 차등 납부하도록 되어있어요. 입주 대기자가 18만 명에 달하며 가구수 변화로 인한 변경자가 2만 5천 명 정도입니다. 파리시는 서울의 1/6 면적에 불과하기 때문에 고심 끝에 기존 건물을 사회주택으로 전환하거나 기존 민간 건물을 매입해 공공주택으로 전환하는 방법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비따의 신규 공급 물량은 매년 600호 가량이고 종사자 수는 8만 2천명에 달한다. 40년대 이전에 지어진 주택의 경우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사례가 많아 유지보수에 천문학적인 금액과 기간이 들어가지만 적자수준이 크게 늘지 않는 것은 중앙정부의 지원금과 파리시의 지원금(연 5천만유로), 그리고 1%의 주택기금과 장기저리대출 덕분이다. 주차사업과 상업시설 등 수익사업의 이율(연 1억 유로)도 나쁘지 않다.


주거복지를 실현하기 위한 대민소통에 힘써

파리 아비따는 주거상담사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거주 자격 요건을 수시로 점검하는 등 관리에 역점을 두고 있다. 시민과의 소통채널을 중시하며 개보수의 경우에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아닌, 주민의 과반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진행할 수 있는 것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주민 스스로가 주거공간과 관련한 문제에서 주체가 되어 의사결정을 하게 되며, 이는 복지와 관련한 이슈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한 설득과 토론의 과정을 거쳐 아비따는 1년에 약 2300호의 개보수를 진행하고 있고, 개보수와 신규건설 비용으로 약 170억 유로 가량을 투입하고 있다. 주거복지를 위한 비용도 만만찮다. 아비따는 통신사업자와 제휴해서 TV나 전화, 인터넷 요금을 저렴하게 제공(월 1.4유로)하고 있다. 기반 비용이 비싼 파리에서는 배관수리비용도 만만치 않은데 업체와 계약을 맺고 월 3유로에 무료서비스도 제공한다. 파리에서는 주택보험이 필수인데 보험료가 부담스러운 저소득층을 위해 저렴한 상품도 내놓았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서비스는 승강기가 고장 났을 경우 계단 아래에 자원봉사자를 배치해서 노인의 식재료 등 짐을 들어주는 것이었다. 고독사를 방지하고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돋보이는 아이디어다.


 

“서울에 와서 주거복지페스티벌에 참여해보니 놀라웠어요. 파리에는 주민참여 공연이라든지 하는 개념은 없거든요. 서울도 곧 임대주택 재건축을 고민하게 될 텐데 저희 사례가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스테판 도팡 파리 아비따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