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의 역할을 고민하다 이정수 서울도서관장, ‘서울 시민들의 삶 바꾸는 지식문화 공간 만들 것’ 도서관의 역할을 고민하다 이정수 서울도서관장, ‘서울 시민들의 삶 바꾸는 지식문화 공간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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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 변하고 있다. 단순히 책의 소장과 대출에 국한됐던 도서관이 새로운 지식문화공간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의 정보중심, 도서관의 중심도서관’을 기치로 지난 2012년 출범한 서울도서관은 적극적인 시민 의견 수렴과 각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정책을 통해 도서관의 낡은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노력해왔다. 이정수 서울도서관장을 만나 그가 그리는 대한민국 도서관의 미래를 살펴본다.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다

서울도서관은 1000만 시민의 대한민국 수도, 서울특별시의 대표도서관이자 정책도서관으로 기능하고 있다. 도서관은 지식 축적이란 도서관 본연의 역할 위에 문화와 생활을 더했다. 도서관이 그저 책을 읽고 빌리는 곳에 그치지 않고 시민들의 생활 속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함이다.
지난 2017년 취임한 이정수 서울도서관장은 “도서관의 가치는 소장도서 몇 권, 대출 몇 권 등의 숫자로 결정되지 않는다”며 “앞으로 서울도서관은 책이 아닌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지식문화공간을 지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서울도서관은 지난해 ‘제2차 도서관 발전 사업’을 발표했다. 해당 사업의 핵심은 그동안 작동해왔던 가시적 성과 중심의 ‘인풋-아웃풋(Input-Output) 시스템’에서 탈피, 시민들의 의견수렴 및 피드백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아웃컴(Outcome) 시스템’을 적용한 데 있다.

‘시민들의 삶을 바꾸는 지식문화도시 서울’을 목표로 내건 서울도서관이 지역 내 도서관들과의 협치 행보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민들이 ‘일부러’ 도서관을 찾을 수 있는 이유를 마련함으로써 도서관의 기능 확대를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이 관장은 “서울에는 1000개 이상의 공공도서관 및 작은도서관이 건립돼있을 만큼 이미 시민들의 생활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라며 “하지만 정작 시민들의 발길을 도서관으로 이끌 수 있을 만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도서관의 역할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된 서울도서관은 시내 1000여개 도서관의 가치를 제고하고자 노력해왔다. 이에 서울도서관은 다양한 지원 사업을 시행했다. 시민들의 독서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한 ‘한 도서관 한 책 읽기’, 유아기에서 노인까지 독서를 습관화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시민맞춤형 독서문화프로그램 ‘생애 주기별 독서 지원’, 지식정보취약계층의 문화 활동 지원, 독서동아리 활성화 사업 및 네트워크 구축 사업 등 다양한 지원 사업을 시행했고, 지역 곳곳에 위치한 작은도서관이 실효적 시민 중심 문화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전국 최초 공공헌책방 ‘상생 정조준’

서울도서관 사업의 또 다른 중심축은 ‘상생’이란 단어로 압축된다. 올해 3월 문을 연 국내 최초의 공공헌책방 ‘서울책보고’가 대표적이다.
13만여 권의 장서를 보유한 서울책보고는 우리나라 최대 헌책방 타이틀도 함께 차지했다. 서울책보고에서는 시내에서 오랫동안 운영돼온 헌책방의 위탁 판매와 독립출판물 판매 창구 제공을 통한 상생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저자 강연, 각종 공연과 패션쇼 개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접목해 헌책방과 도서관, 문화프로그램이 상생하는 복합문화공간 토대를 다져나가고 있다.
이 관장은 “헌책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해보자는 취지로 출범한 서울책보고는 지역 내 유휴 부지를 활용한 새로운 문화 공간 구축을 통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존 헌책방과의 상생을 도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며 “다변화돼가는 21세기 지식정보사회에 발맞춰 ‘저자-출판-서점-도서관-독자’가 함께 하는 건강한 독서생태계 조성에 앞장 설 수 있는 서울의 대표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도서관의 향후 계획은 ‘도서관 어벤저스 결성’이다. 어벤저스의 핵심인 ‘아이언맨’을 자처하는 서울도서관을 중심으로 각 분야별 특화도서관을 건립함으로써 서울 시민들을 위한 정보 평준화의 초석을 쌓겠다는 것이다.

이 관장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분관 및 센터도서관, 예컨대 경제·산업·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도서관, 장애인·미혼모·어르신 등 정보취약계층을 공략해 정보서비스를 하는 도서관 등 정체성이 뚜렷한 특화도서관 건립을 목표하고 있다. 누구나 평등하게 필요 정보를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자한다”라며 “현대 사회에서 소위 ‘스페셜리스트’가 각광받는 것과 같이 도서관 역시 한 분야를 오롯이 관통하는 아이덴티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책은 인류가 발명한 가장 완벽한 지식 기록 방법이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기록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가 스스로 문턱을 높인 도서관의 가치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하루하루 급변하는 시대에 발맞춰 도서관의 새로운 정의를 개척해나가고 있는 서울도서관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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