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젓한 산책로 '정동길' 걷기 호젓한 산책로 '정동길'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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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정동길

흔히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알려진 정동길은 대한민국의 지난 100년 세월을 느낄 수 있는 역사적 건축물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덕분에 정동길은 근대문화유산 1번지로 꼽히기도 한다. 또한, 정동길은 故 이영훈의 '광화문 연가'나 정비석의 ‘자유부인’ 등 다양한 노래와 문학의 배경이 될 정도로 서울 도심 안에서 거의 유일하게 남아있는 여유가 있고 낭만이 흐르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근대문화의 문을 연 덕수궁

덕수궁 안으로 들어가면 굉장히 특이한 양식의 건물이 눈에 띈다. 이 건물의 이름은 ‘정관헌’으로 1900년대 초반에 한식과 양식을 절충시켜 세운 건물이다. 초기에는 태조의 어진을 모시는 용도로, 이후에는 고종이나 왕실 사람들의 연회 장소로 쓰였다. 이 건물은 양식이 가진 색다른 면과 한식이 가진 익숙한 멋을 동시에 가진, 참으로 재미있는 건물이라 할 수 있다.

다음에 알아볼 건물은 ‘중명전’이다. 궁궐의 도서관으로 지어졌다가 집무실로도 사용되었다. 다만 한 가지 안타까운 사실은 이곳에서 대한제국이 멸망하게 되는 ‘을사늑약’이 벌어진 씁쓸한 현장이라는 것이다. 중명전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중명전의 슬픈 역사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메시지가 더욱 무겁게 느껴진다.




▲ 중명전 :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제공


대한 독립의 비밀을 품은 딜쿠샤

서울특별시 종로구 행촌동에 자리잡고 있는 서양식 주택 딜쿠샤는 힌디어로 ‘이상향’, ‘기쁨’을 뜻한다. 이 건물은 미국인 외신기자 앨버트 테일러와 그의 아내가 살던 건물로 그들은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3.1운동을 알렸다. 또한, 조선인들이 독립선언문을 아기 강보 밑에 감추었는데 앨버트 테일러의 아들이 태어나면서 그것이 발견된 일화도 있었다. 비록 지금은 많이 쇠락한 상태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해준 고마운 사람들과의 인연이 존재하는, 우리에게 있어 소중한 공간이다.




▲ 딜쿠샤 :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제공



어두운 역사를 가진 방공호

장충동의 어느 집 안에는 길이만 50여 미터의 동굴이 하나 있다. 지금은 새우젓을 보관하는 데에 쓰이지만, 과거에는 일제의 방공호였다고 한다. 이러한 방공호는 이곳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정동의 서울역사박물관과 경희궁 사이에 존재하는 이 방공호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면서 설치한 곳으로 당시 경성제일공립고등보통학교의 학생들이 이 방공호를 짓기 위해 동원되었다고 한다. 방공호에 얽힌 어두운 이야기를 외면하기보다, 과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미래를 위한 원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정동길은 우리나라의 근대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장소로, 우리는 이를 통해 과거 사람들의 일상과 생각을 엿보고, 어두운 역사로부터 현재의 우리가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잠시 생각에 잠기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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