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 옴부즈만] 


코로나19로 바뀐 우리의 일상과 로컬택트(localtact)



지 혜 연 (SH공사 청렴옴부즈만)

 


바이러스 하나가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흔들어 놓은 지 얼추 6개월째이다. 지난해 12월3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 감염자가 발생한 이후 6월 현재 확진자가 780만 명에 이르고 사망자수가 43만 명을 넘어섰다. 가히 전염병이 아니라 전염 재난이라고 표현할 만큼 이 코로나는 전 세계를 현재도위협하고 있다. 펜데믹(세계적 유행)이 우리 삶의 패턴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되어 버린 것이다. 언택트(untact)-비대면의 일상화가 가져온 몇 가지 변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학교 수업은 학교에 가서만 받아야 한다는 고정 관념이 한방에 날아갔다. 신학기가 왔지만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못했고 4월 9일에 고3과 중3의 온라인 수업을 시작으로 개학을 하였지만 그야말로 우왕좌왕이었다. 준비되지 않는 원격 교육은 교사의 역량 차이를 확연히 드러냈으며 학생들 수준에 맞지 않는 과도한 과제에 학부모들은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옆에서 아무도 챙겨주지 않은 아이들의 경우 평등성 문제가 발생하였고 아이들은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 동영상 수업의 경우 시간 때우기 식인 경우도 다반사였다. 교사도 아이들도 블렌디드 러닝 방식에 익숙지 않다보니 아이들 간의 교육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는 불안함을 가져 왔다.


둘째, 다중이 모이는 문화 향유 시설(미술관, 공연장, 박물관, 영화관등)의 발걸음이 끊기며 공연계에선 무관중 공연을 하고 영화 관람은 집안에서 넷플릭스, 유튜브 등의 온라인 동영상서비스를 통하고 콘서트 앳 홈으로 실시간 쌍방향 소통과 온라인 전시 등이 기획되어지고 있다. 문화 예술계는 어느 다른 분야보다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는 현실이다.


셋째, 재택근무를 권고하는 회사들이 늘면서 스마트 오피스가 확대되었다. 화상회의, 결재 시스템 등 홈오피스를 통해 일하는 방식과 공간의 혁신이 일어났고 그것을 통해 출퇴근만 아니라면 탈도시화를 선언하고 쾌적한 교외에서 에코로지 라이프를 추구하며 여유 있게 살고 싶다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넷째, 감염의 시대이다 보니 집을 가장 안전한 곳으로 인식하고 집안에서 가족들과 함께 영화보기, 요리, 운동하기 등을 하는 홈루덴스(홈+호모루덴스(놀이하는 인간))들로 인해 가족관의 관계가 돈독해 지기도 하고 한편으로 많은 시간을 붙어 있다 보니 사소한 다툼이 있기도 한다.


다섯째, 대면 방식이 아닌 비대면 방식의 인터넷 쇼핑과 배달 음식 주문으로 인한 여러 가지 문제들을 낳고 있다. 택배와 배달 노동자들의 과중된 업무량, 과다한 포장재 쓰레기 등이 환경 파괴의 주범이 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지구의 자정 작용으로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는데 다시 환경이 나빠질까 걱정되기도 한다.


여섯째, 경쟁사회와 불안사회를 살고 있어 공동체가 무너졌다고만 생각했는데 위기에 더 빛을 내는 국민들의 모습이 나타났다. 대구가 어려움에 처하자 앞 다투어 달려간 의료진과 구급대원이 있었고 자원 봉사자들이 각계에서 모였으며 각종 구호물품과 마스크 보내기 등 전 국민의 저력을 다시금 보여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소위 기존의 선진국이라 불리는 국가들이 이번 국가적 재난에 대응하는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미국은 최대 감염자수와 최대 사망자수를 현재도 기록 중이며 국력이 전반적으로 쇠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의 불투명한 정보 공개와 폐쇄적 태도는 국제 사회로부터 공격받았으며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은 경제력 순위에서는 한국을 앞서지만 재난 앞에선 한없이 무기력했다. 일본의 경우 공공의료시스템의 수준, 행정의 수준등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기도 했다. 크루즈선을 대형 코로나 배양선으로 만들었다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의료 선도국이라는 명성을 얻으며 소위 K방역이라는 유행어를 탄생시켰다. 발 빠른 방역과 치료 지원체계, 신속한 재난지원금 지급 등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긍심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코로나19와 같은 대형 재난에 위기 대응력과 사회 안전망 확보 측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코로나19 이후 시대는 전 세계는 하나라고 주장하고 국가 간 경계를 허물고 교역을 확대 하던 세계화 보다는 지역화가 강화되게 될 것이다. 각 나라는 경제적 독립을 통해 강대국으로부터의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우선주의가 강해 질것이며, 20세기의 협력적인 세계 질서의 중추 역할을 했던 세계보건기구(WHO) 같은 국제기구들의 영향력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보여 진다. 이러한 괴물 같은 바이러스는 앞으로도 꾸준히 출현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면 언택트 사회에 적응하고 준비해야 한다. 우리의 생활부터 원거리 이동과 밀집 공간을 피하고 근거리 이동과 적절한 거리두기로, 적절한 거리를 두면서도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신뢰기반의 지역사회가 생활 방역이자 생활 안전망이 되어 주는 것이다. 언택트(untact)에서 로컬택트(localtact)로의 전환 얘기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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