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 옴부즈만] 


청년 주거 불평등에 관하여



지 혜 연 (SH공사 청렴옴부즈만)

 


92년 아카데미 역사상 처음으로 비영어권 영화가 4개의 오스카를 거머쥐게 됐다. 실로 놀랍고 감격스러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세계 영화사를 다시 쓰고 대한민국의 격을 높인 봉준호 감독이 자랑스럽고 고맙다. 영화 ‘기생충’의 수상을 축하하지만 한편으로 이 영화의 소재를 생각하면 씁쓸하다. 주거와 관련된 한국사회의 불평등을 그렸기 때문이다. 봉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가장 한국적인 것이 전 세계를 매료시켰다”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자칫 외국인들이 불평등을 한국적인 것으로 오해할까 사실 걱정이 되기도 한다.



주거권의 양극화

우리나라에선 주거권이라는 개념이 생소한 편이다. 주거의 양극화라고 할 만큼 주거 빈곤과 주거 불평등이 심각한 수준에 와 있다. 특히, 서울의 경우는 더 그렇다. 도시의 각종 개발 정책으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주거 빈곤층이 쪽방, 비닐 하우스 등 열악한 주거 조건에서 살고 있다. 보금자리인 이곳마저 개발로 인해 쫓겨나는 상황에 있으며, 일자리 부족과 높은 주거비로 인해 청년들의 주거 빈곤이 더욱 시급한 문제가 됐다. 서울은 역대 최고의 부동산 문제 도시가 되었으며, 주거가 단연 전 국민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청년들에게는 상황이 더 심각하여 한국이라는 국가 자체를 헬조선이라고 불리게 만들었다. 주거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은 약 69만 명(2018년 기준)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 중 서울에서 주거 문제를 겪고 있는 청년들은 25%로 나타났다. 주거의 문제는 단순히 주거뿐만 아니라 소득에 대한 불안정 등과 연결되어 있어 소득과 동시에 생활 전반을 개선할 수 있는 해결 방안들의 필요성을 나타내고 있다. 무엇보다도 한국 사회가 전반적으로 어려워지면서 자녀들에 대한 부모 세대의 지원이 줄어드는 등의 여파가 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8년 사회동향 자료를 보면 개선해야 할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 그 중에서도 청년, 학생, 장애인, 주거시민단체 등과 관련된 ‘주거 이슈’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거비 부담 등이 현재 처한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하는 청년들의 상당수가 서울에서 거주를 하고 있다. 주거 문제를 겪고 있는 청년들의 경우 연 평균 소득은 1318만 원에 불과하다. 연 소득 250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들이 전체 청년층의 89%로 현재 청년 가구들 중 절반 이상이 주거비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년들이 거주하고 있는 환경은 상하수도, 화장실 등에 문제가 있는 옥탑방, 반지하방, 고시원 등이 다수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청년임대주택 중에서도 적지 않은 곳들이 상당한 액수의 보증금을 내야 입주할 수 있다. 게다가 주거 문제 해결 능력이 없는 이들이 많다. 청년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별 특성에 따라 근본적인 문제들부터 하나씩 차례로 해결할 수 있는 실효성 높은 정책 실시 요구가 많다.



새로운 청년 주거 복지

SH공사에서는 향후 2022년까지 공적 임대주택 24만호를 공급할 예정인데, 이 중 일부를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생애 주기와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사회 초년생에게는 주거를 제공하고, 출산 전, 유자녀 신혼부부에겐 커뮤니티 서비스 주거단지를 제공함으로써 서울의 청년들과 신혼부부들에게 큰 힘이 되어 줄 것이다. 새롭게 시도되는 공사의 리츠 사례 하나가 있다. SH공사가 출자한 ㈜서울사회주택리츠가 투자하고 ㈜앤스페이스가 기획, 개발, 위탁 관리하는 1호 청년사회주택인 앤스테이블 대치가 작년 연말에 오픈했다. 앤스테이블은 청년들을 위한 커뮤니티 하우스를 지향하고 있다. 이 주택은 주거와 스타트업 종사자, 프리랜서, 중소기업에 종사하는 청년들 간의 네트워크가 시너지를 낼 멋진 공간이다. 루프탑에는 작은 정원, 5~6층은 여성 주거공간, 3~4층에는 남성 주거공간이 있다(보증금의 75%는 청년기금에서 무이자). 2층에는 18개 이상의 코워킹 스페이스 공간으로 도시기획자들의 공유 오피스(주거 공간 입주자들에게 할인)로 운영되는 인디워커스가 자리 잡고 있다. 1층에서는 전시, 교육, 강연이 가능한 하이브, 카페 원데이노마드와 어쩌다바(bar) 등 청년들에게 다양한 편의가 주어진다. 청년도 없고 일자리나 스타트업도 없는 외진 곳에 청년주택이나 스타트업 공간을 마련해 놓고 청년들이 오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러한 시도가 앞으로도 서울 곳곳에서 생겨나 청년들의 주거난과 일자리 문제를 해소하는 묘책이 되기 바란다.

 

현재 주거 상황이 결국 개인의 사회적 계급이 되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하지만 집이 상품으로서 거래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위해 만들어지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공급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 SH공사는 도시 공간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늘 잊지 않고 주거의 불평등 해소를 위해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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