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해외이슈] 


라데팡스에서 파리의 현대를 만나다



글·사진_이춘건(여행 칼럼니스트, 『살아보고 싶은 프랑스』 저자)



라데팡스는 현대 도시의 새로운 모델로 제시된 건축 실험실이며, 현대 건축·조형 예술 박물관과 같은 현대 예술의 성지다. 루브르 박물관에서 시작하여 뛸르리 공원, 꽁꼬르드 광장, 샹젤리제 거리와 개선문을 지나 파리 서쪽에 위치한 라데팡스는 파리의 가장 대표적인 현대 건축물 단지이다. ‘센느강 위의 맨해튼’이라고 불리는 이 지역은 160ha에 걸친 넓은 공간에 1960년대의 산업 박람회장CNIT 건축을 시작으로, 아파트와 1970년대 이후 사무실 건물, 그리고 1989년에 완공된 그랑드 아르쉬에 이어 21세기에 이르기까지 현대 건축의 다양한 실험을 보여 주고 있다.


 

파리의 외곽이 미래 도시로 거듭나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아무런 특색 없는 파리 외곽의 판잣집 동네가 새로운 도시계획이 수립되면서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방어(Défense)’라는 뜻을 가진 이 지역의 이름은 1871년 러시아 군대의 침략에 대한 파리 시민의 항전을 기념하는 의미를 가졌다. 지금은 현대건축물 속에 묻혀 있는 바리아스Barrias의 조각품을 통해서만 이 지역에 대한 희미한 기억을 되살릴 수 있을 뿐이다.


오늘날 상주인구 2만 명, 출퇴근 인구 18만 명, 1만7천 명의 학생들 그리고 수많은 여행객이 방문하는 이 지역은 광장의 그랑드 아르쉬를 중심으로 70여 개의 현대 건축물과 현대의 조형 예술작품으로 채워져 있다.


이 도시는 라데팡스 도시계획단(EPAD)이 먼저 만들어져 도시 인프라를 건설하였다. 이곳에 건축하고자 하는 회사들은 토지는 구매할 수 없다. 지상권을 매입해서 공사를 하게 된다. 1958년 산업기술전시장인 CNIT가 완공된 이후 1964년 이 지역 최초의 사무실 건물인 석유회사 ESSO의 고층 건물이 들어섰다. 1969년에 교외 고속전철RER로 개선문과 직접 연결되면서 완전한 하나의 현대적 시가지가 탄생하게 되었다.


 

“커피 한 잔을 나누면서 쉬고, 대화하고, 산책하면서 모든 사물에 시선을 줄 수 있는 곳”

- 오토 폰 스프레켈젠Otto von Spreckelsen



각 건물은 지상 높이 만들어진 31ha에 달하는 광활한 광장을 통하여 도보로 연결되고 있다. 또한 광장 아래로는 대형 주차장과 고속도로로 연결되는 도로망과 철도, 지하철, 버스, 택시 정류장이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혁신적인 도시 계획은 세계 각국 도시 계획가들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랑드 아르쉬

1989년 프랑스 대혁명 2백 주년에 준공식을 가진 라 그랑드 아르쉬는 루브르의 피라미드와 함께 21세기를 맞이하여 파리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탄생하였다. 바스티유 광장에서 출발하여 파리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역사적 건축이 루브르와 개선문을 지나 20세기가 끝나면서 와닿는 곳에 그랑드 아르쉬의 탄생은 21세기를 열어 가는 프랑스의 밝은 희망을 보여준다. 에펠탑이 사방으로 열려 있다면 그랑드 아르쉬는 동서로 크게 열었다. 덴마크 출신 건축가 오토 폰 스프레켈젠은 21세기 프랑스가 세계로 열린 창문의 역할을 감당할 것을 역설하였다. 35층 건물 외부는 이탈리아 까라라 지방의 하얀 대리석, 내부는 진한 회색 대리석으로 장식하였다. 비스듬하게 세워진 106m 높이의 양 측면 건물에 110m 길이의 얇은 천장이 앉혀 있고, 건축물 사이의 허공에 천막을 펼쳐놓은 것 같은 작품 <구름>이 케이블 선으로 걸쳐 있다. 건물의 무게 총 30,000t으로 에펠 탑의 4배에 이르면서도 건축물의 자재와 질감, 투명성 덕분에 이 입방체 모양의 열린 건축물 그랑드 아르쉬는 가볍게 비상하는 느낌을 준다. 그랑드 아르쉬의 또 하나의 특징은 비스듬히 놓인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개선문을 마주 보고 기울어져 있다. 건축가는 나폴레옹 시대 건설한 개선문의 부동자세 보다, 민주주의 시대에 편히 쉬고 있는 자세를 보여 주었다.



광장Parvis

양쪽으로 늘어선 건축물의 1층 높이에 위치한 이 광장은 각 건물 사이를 연결하는 플랫폼 형식을 취하고 있다. 그랑드 아르쉬에서 시작하여 단계적으로 낮아지면서 센느강에 이르는 길이 1.5km의 커다란 광장으로 새로운 도시공간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이 광장 중앙에 서면 개선문까지 동쪽으로 4km의 파리 원경을 만끽할 수 있다.



산업기술전시장 CNIT

라 데팡스 지역 최초의 현대 건축물이다. 제르퓌스, 까믈로, 마이이 등 세 건축가의 공동 작품으로 1958년 건설되어 각종 산업 전시장과 상가, 호텔로 사용되고 있다. 그 규모와 건축의 대담성으로 유명한 이 전시장은 2중 콘크리트 지붕 구조로 되어 있다. 단 3개의 받침대에 의해 지탱되고 있는 이 지붕은 마치 조개껍질 모양으로 눈썰매장 같은 형상을 보여준다. 각 면의 길이는 220m에 달한다. 전면은 유리로 만들어졌으며, 알루미늄 버팀줄로 지탱되어 있어 온도변화에 따른 지붕 볼륨의 변화에 적응하도록 고안되어 있다.



아레바 타워Tour Areva

1974년에 건축한 아레바 타워는 46층의 사무실 건물이다. 5인의 건축가 로줴 쏘보와 프랑스와 줄리앙, 스키드모어, 오윙스, 그리고 메릴의 공동 작품이다. 아레바 타워는 층이 높아지면서 점점 유리창 폭을 넓게 제작하여 고층 건물에서 나타나는 공중으로 올라가면서 시각적으로 점점 좁혀지는 듯한 느낌을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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