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 옴부즈만] 이해충돌방지법이 필요한 이유


지혜연 (SH공사 청렴옴부즈만)


최근 LH투기 사태로 공직자의 사익 추구를 막기 위한 대안으로서 「이해충돌방지법」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이해충돌방지법은 공직자가 자신의 공익과 사익이 충돌하는 상황(이해충돌)을 막기 위한 법으로 즉, 공직자가 직무상 권한을 남용해 자신이나 가족이 인허가, 계약, 채용 등의 과정에서 이익을 보지 못하도록 한 법이다.

 

이해충돌방지법 법안의 주요 내용은 이해충돌에 대한 사전 예방과 사후 처벌내용을 담고 있다. 2013년 처음 국회에 발의됐지만, 입법 당사자인 국회의원이나 고위공직자의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폐기와 발의를 반복하며 지난 9년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었다. 


현행 대표적인 공직자 부패 방지법인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에 대한 부정청탁은 금지하지만, 거꾸로 공직자가 민간 부분에 대한 부정청탁을 금지하는 내용은 빠져 있다. 그 때문에 청탁금지법은 시행 당시부터 반쪽짜리 법안이라는 지적이 있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해충돌방지법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 되어왔다.


이에 국민권익위원회가 2020년에 입법예고한 법안이 아직도 국회에 계류증이다. 법안을 살펴보면 공직자가 인·허가, 승인, 예산, 수사·재판, 채용·승진, 감사 등의 업무를 수행할 때, 자신이 직무 관련자와 ‘사적 이해관계’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즉시 기관장에 신고하고, 관련 업무에서 배제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임용 전 3년 이내 민간 부문에서 업무 활동을 한 경우, 해당 내역을 소속 기관장에게 제출하여야 하고, 가족이 공직자의 직무 관련자와 용역·공사 등 계약 체결 시 알게 되면 소속기관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공공기관 물품을 사적으로 이용할 수 없으며 가족 채용에도 제한이 따른다.

 

공직자가 이를 어기거나 사적 이해관계자와의 거래행위를 사전에 신고하지 않으면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한 직무수행 중 알게 된 비밀을 제3자에게 이용하게 하는 행위만으로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적용 대상은 고위공직자(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장관, 차관, 판사, 검사 등), 공무원, 교육감, 공공기관 임직원, 언론인, 사립학교 교원, 모든 대상자의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에 이른다.


공직자와 공공기관의 운영에 있어서 합리성과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이 법은 국회가 열리는 대로 조속히 제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 국회는 이해충돌방지법이 법의 테두리가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공직자의 모든 업무가 소극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통과시키지 않았다. 이번 LH투기 사태로 국민의 공직자에 대한 불신이 그 어느 때보다 깊어진 현재가 이 법안을 통과시켜야 할 때인 것이다.

 

LH투기 사태는 공직자가 직무상 권한을 남용하여 자신이나 가족의 인허가, 계약 등의 과정에서 이익을 보도록 한 사안으로 이해충돌방지법이 있었다면 예방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또한 올곧게 공직자의 소임을 행하던 모든 공직자에 대한 불신으로 번졌다는 점이 더욱 아쉽다.

 

SH공사는 이번 자체 임직원 전수 조사를 통해 투기 없음의 결과를 내었다. 두 번에 걸친 조사 결과 그러한 사안이 없었던 것은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향후에도 공사의 전 임직원들은 공직자로서 청렴하게 직무에 임해 주시길 당부드린다.


국회의원은 국민에게 위임받은 입법의 권한을 가진 분들이다. 따라서 국민이 원하는 법안을 제정하는 것에 그 권한을 행사해야 할 것이다. 스위스의 경우 입법 시 국민과 의회 모두 법안의 발의권을 갖고 있다. 만약 의회가 자기들에게 유리한 법안을 제출하였고 국민이 봤을 때 공익에 맞지 않을 경우 법안을 국민투표로 폐기시키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거기까지 가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한발씩 나아가고 있다.

 

결국 이해충돌방지법 통과를 위해서는 국회에서의 입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국회의원 중 누가 찬성하고 누가 반대하는지 국민이 보게 해야 한다. 그 자료를 가지고 다음번 총선에서 국민이 어떤 국회의원을 뽑을지 두고 봐야할 것이다.이 법이 그들의 사적 이익 보호법이 되지 않고 국가와 국민에게 꼭 필요한 법임을 반드시 알아주길 바란다. 국민의 준엄한 뜻을 모르면 국민은 또 촛불을 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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