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바퀴] 청춘의 꿈, 원서동 한옥에서 꽃피우다


‘지옥고’라는 말을 들어 본적이 있는가? 지옥고란, 지하(반지하)와 옥탑방, 고시원에서 한 글자씩 따와 주거빈곤가구의 고충을 표현한 신조어다. 


주로 청년들 사이에서 사용하는 단어다. 소득이 적어 목돈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청년층에서 최저 주거기준(1인당 12제곱미터)에 못 미치는 주거공간에 거주하는 사례를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비록 발 뻗고 자기 힘든 공간에 살지라도 청년들은 오랫동안 꿈꿔온 일을 쉽사리 놓을 수 없다. 


이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안정적인 보금자리가 생긴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꿈을 향해 나아갈 큰 원동력이 될 터. 실제로 꿈을 이루기 위한 발판이 되어줄 주거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똘똘 뭉친 청년들을 직접 만나 보았다. 


▲옥희네 사랑방 멤버(신새록, 양수인, 고현지)와 한옥 개조를 담당한 참우리건축사사무소 김원천 소장


● 60년 된 한옥, 청년 예술가의 보금자리로 재탄생 

올해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빈집살래 in 서울 확장판>을 통해 서울 도심 속 방치된 빈집을 찾아 새롭게 재탄생 시키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동양화, 한국화를 전공한 청년 예술가 4명으로 구성된 ‘옥희네 사랑방’ 팀은(신새록, 양수인, 고현지, 최예인) 2인 1실 좁은 기숙사 등지에서 작품활동을 이어가다 자신들의 꿈을 펼치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됐다.


그 결과, 옥희네 사랑방 팀은 35:1 경쟁률을 뚫고 <빈집살래> 프로젝트에 최종 선정됐다. 


현재 팀 멤버들은 창덕궁의 아름다운 풍경을 매일 볼 수 있는 서울 종로구 원서동에 위치한 한옥셰어하우스에서 생계와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동양화와 한국화를 전공한 옥희네 사랑방 멤버들이 직접 그린 벽화와 한옥셰어하우스에서 작업 중인 작품


1961년에 지어진 원서동 한옥은 서울 중심에 위치하여 교통이 편리하고, 풍족한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빈집으로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프로젝트를 통해 한옥셰어하우스로 탈바꿈함으로써 청년 주거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청년 예술가들의 소중한 안식처가 된 것이다.


단순히 먹고 자는 공간을 넘어 내일을 그리며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을 갖게 되었다는 점에서 옥희네 사랑방 멤버들은 <빈집살래>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것을 감사하게 여기고 있다. 


그 마음을 담아 멤버들은 한옥집 입구 벽면에 자신들을 투영한 4마리의 토끼와 달을 직접 그렸다. 또 향후에는 재능기부로 마을 주민과 함께 하는 미술 클래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 청년주거, SH공사와 함께 개선 

한옥셰어하우스는 옥희네 사랑방 멤버 4명에게 각 1인 1방, 1화장실을 제공하여 개인의 생활을 보장한다. 방과 분리되어 있는 주방은 함께 공유한다. 


SH공사가 소유하고 있는 한옥셰어하우스는 1인당 보증금 3천만 원에 월세 25만 6천 원(공과금 별도) 그리고 최대 4년 거주 가능한 조건으로 옥희네 사랑방 팀에게 제공됐다. 


실제로 이곳에서 살고 있는 멤버들의 생각은 어떨까?


신새록씨는 “조교 계약 만료기간이 곧 다가오면서 살고 있었던 2인1실 기숙사에서 나가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학교 근처에 원룸을 알아봤지만 보증금이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고 더 이상 부모님께도 손을 벌리기가 싫었다”고 밝혔다. 


이어 “빈집살래 프로젝트에 운 좋게 참가해 주거고민을 해결할 수 있게 돼 다행이고, 매일 창덕궁을 바라보며 출퇴근할 때마다 좋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어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양수인씨는 “저는 크기가 큰 작품을 주로 그려서 지인을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작업실을 얻었다”며, “작업실에서 생활하다 보니 대형 작품을 보관하기에 용이하고 거주하면서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게 됐다” 고 말했다. 


이어 “프로젝트를 통해 대학교와 전공이 같은 선후배와 이렇게 멋진 한옥집에서 서로 작품활동을 응원하며 살게 되어 기쁘다”며, “이곳에서 작가로서 영감을 많이 얻으며 뒷마당에 자주 출현하는 고양이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고현지씨는 “서울에 위치한 학교 근처에 거주하여 왕복 3시간이 넘는 통학시간을 줄여 작업하는데 시간을 더 투자하고 싶었다”며, “학교 선후배와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살게 된 한옥셰어하우스에서 그 소망을 이루게 되어 기쁘다”고 전했다. 


이어 “마루에 앉아 창경궁의 풍경과 계절의 변화를 만끽하며 일상을 한층 더 풍요롭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비슷한 주거문제를 고민했던 옥희네 사랑방 멤버들. 이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평소 한옥을 연구해왔던 참우리건축사사무소 김원천 소장이 60년된 한옥개조를 담당했다.


김원천 소장은 “한옥을 사랑하는 건축가로서 주거문제를 겪고 있는 청년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빈집살래> 프로젝트에 참가하여 한옥 리모델링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각종 등 한옥 리모델링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다”며, “오랜 세월 동안 지켜온 발자취를 고스란히 담아 앞으로도 도시 생활공간으로 활용되도록 집의 뼈대를 재구조하는 것에 가장 집중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쉬운 점도 물론 있지만 4개의 방 거주자가 편안함을 느끼도록 한옥셰어하우스를 만들었고, 이렇게 옥희네 사랑밤 멤버들이 서로 온기를 나누며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보니 보람차다”며, “앞으로도 청년 주거문제에 대한 사회적관심이 높아져 SH공사를 비롯한 국가기관에서 시행하는 임대사업 등이 더욱 활성화되어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삶을 살아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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