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다! 우리마을]
청소년 위해 시작한 공동체, 온 마을 주민들의 행복을 잇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 꿈마을공동체
서울 노원구 공릉동은 약 8만7,000명의 서울시민이 거주하고 있는 곳이다. 이중에 청소년은 2만여 명으로 전체의 약 1/4에 해당하는 숫자다. 그렇다 보니 지난 2011년 2월 노원구에서 공릉동에 청소년들을 위한 청소년문화정보센터를 세웠고, 이듬해 7월 센터를 거점 삼아 마을의 공동체들이 더불어 활동하기 시작해 ‘공릉동 꿈마을공동체’가 결성되는데 이른다. 처음엔 소수였지만 8년간 마을사람들의 모임은 확장되고 세분화돼 다양한 색깔을 가진 30여 단체가 됐고, 서로 협동하며 마을을 변화시키고 있다.
공릉동 꿈마을공동체의 거점,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 이승훈 센터장은 “센터는 노원 구립시설로 만들어질 때 도서관과 청소년 문화의 집을 융합한 모델로 지어졌다”며 “이곳을 중심으로 주민들이 다양한 활동을 펼친 결과 여러 동아리들이 태어났고 자연스럽게 지역 청소년 활동을 후원한다는 목적으로 단체들이 뭉치게 됐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이런 모임을 가능케 한 것은 지난 2012년 열린 ‘꿈나르샤’라는 청소년 축제였다.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가 ‘청소년의 꿈을 지역사회가 응원한다’는 슬로건 아래 지역의 학교, 기관, 주민단체에 제안한 것으로 청소년 축제와 마을 축제를 결합시킨 것이다. 축제를 준비하며 각각의 동아리 및 단체들이 담당할 수 있는 역할을 나누고 의견을 모으면서 만남이 시작됐다. 축제를 성공리에 마무리한 뒤에도 이런 만남은 이어졌고, 마을과 청소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더 많이 찾아 진행하는 선순환이 일어났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단체들의 후원을 받으면서 점차 자발적이고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처음에는 소수였지만, 센터의 제안으로 모인 지역 주민들과 기존에 마을에서 활동하던 단체들은 하나의 공동체로 거듭났다. 든든한 이웃, 도서관 일촌, 착한 바느질, 자연주의, 놀이동아리 가치놀자, 공릉지역 학교 학부모회, 북카페 다락, 마을과 마디, 극단 즐거운사람들, 노원나눔연대, 어린이책시민연대 노원지회, 행복중심생협, 나눔연대, 꿈마을풍물패, 한살림, 노원여성인력개발원, 다운복지관, 공릉종합사회복지관, 공릉어르신복지센터 등 함께하는 마을 단체와 소모임들이 무려 30여 개에 이른다.
마을 사람들이 함께 연결되며 활기를 띠다
2012년, 이틀 동안 ‘꿈나르샤 축제’를 개최하면서 뜻을 함께하는 지역민들은 9월 9일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는 마을공동체’를 다짐하는 선포식을 가졌다. 이 선포식으로 꿈마을 공동체 사람들의 끈으로 연결됐다.
현재 이곳에서는 일 년에 두 차례 ‘꿈나르샤’와 ‘와글와글’ 축제가 열린다. 그 뿐 아니라 마을 걷고 인사하기, 새해 떡국잔치, 꿈마을 풍물패 활동, 실버연극과 주민 연극 활동, 송년 감사의밤 ‘공감’, 마을 재활용매장과 북카페 운영, 손 마사지 자원봉사, 마을 사람들을 소개하고 연결하는 백인백색, 장애청소년문화행사, 마을 생산자 클럽 마디상회를 주축으로 한 경춘선길 아트마켓 꿈길장 등 다채로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한 달에 한 번 공동체 구성원들이 모이는 마을회의는 공동체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그 결과 공릉꿈마을협동 조합과 되살림협동조합을 탄생시켰고, 주민들이 만들고 운영하는 마을 상점을 만들어 냈다. 공릉꿈마을협동조합 김지원 이사장은 “사회의 보편적 약자라고 할 수 있는 어린이·청소년을 중심에 둔 교육공동체로 시작했는데 마을사람들이 함께하면서 어른들도 행복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주변에서도 정말 조용했던 분이 사람들 앞에 나서서 자기생각을 말하게 되는 그런 변화도 느끼게 됐다”고 전했다.
SH공사가 기증한 ‘다락’,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 톡톡
서울주택도시공사가 만들어둔 작은 공간 ‘다락’도 공동체의 끈끈함을 더하는 매개체가 됐다. 다락은 서울주택도시공사가 과거 공릉동에 공공기숙사를 지으면서 건물 한쪽에 마련한 5평짜리 공용공간이다. 공사는 이 공간을 지역에 기증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가 주민의 의견을 모으고 여러 차례 회의를 거친 끝에 ‘다락’이라고 이름붙이고 주민사랑방과 공릉동 꿈마을의 대표 프로그램인 ‘마을여행’의 출발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 다락은 새로운 변화를 위해 수리 중에 있다. 지난해 12월 26일 개최된 ‘제1회 한겨레-SH 행복둥지 이야기 공모전 시상식’에서 공릉동 꿈마을 사례가 ‘SH 행복둥지 부문’ 대상을 수상하면서 부상으로 받은 1,000만 원 상당의 상금을 다락 수리비로 쓰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김지원 이사장은 “마을을 방문한 사람들이 만나는 첫 얼굴, 그리고 마을사람들을 이어주는 다락을 통해 마을에 새로운 활력이 솟아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