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 친구들] 


“가계부채, 단순 금융정책 아닌 복지적 해법 동반돼야”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 박정만 센터장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있는 서울복지타운 8층에 들어서면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 출입문 앞에 놓인 입간판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빚내는 인생에서 빛나는 인생으로~.” 7년간 변호사 생활을 하다가 2017년 3월부터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정만 센터장의 말처럼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에게 한 줄기 희망을 안겨주는 메시지처럼 가슴에 와 닿는다. 개소 5주년을 맞이했던 지난해 8월,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가 그동안 4,500여 명의 시민들에게 금융상담을 해서 무려 1조 원이 넘는 부채를 해결했다는 뉴스는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취약계층은 물론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이하 ‘센터’)에선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알아보고자 박정만 센터장을 만나봤다.


 

센터의 3대 축, 가계부채 예방과 해방 그리고 자립  

박정만 센터장은 10년 전보다 가계부채가 2배(1,514조 원) 증가한 현실부터 지적하며 그 원인으로 “부채 의존적 경기부양책이 핵심”이라고 꼬집었다. ‘빚을 빚으로 갚는’ 악순환이 반복되니 빚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 그는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발목을 잡는 것도 결국 가계부채”라고 강조한다. 이에 서울시는 가계부채를 해결할 방안을 찾고자 했고, 2013년 7월, 서울시복지재단 산하에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를 개소했다. 가계부채를 복지적 해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센터의 핵심 철학이다. 중앙센터를 포함해 6개 센터로 출발했고, 현재는 14개 센터로 확대·운영되고 있다. 센터마다 2명의 상담관이 근무하는데, 이들은 금융·재무, 법률, 사회복지 분야에서 경력 있는 전문가들이다.

센터 사업의 3대 축은 △가정경제 악화 위험을 사전에 ‘예방’하고 △공적채무조정 지원을 통해 ‘재기(해방)’의 발판을 마련하며 △빚을 빚으로 갚는 악순환에서 벗어나 ‘자립’하기 위한 주거, 일자리 등의 서비스를 연계하는 복지적 해법을 동반하는 것이다. 센터는 가계부채 확대 예방 활동으로 그간 3만여 명의 시민들에게 총 9만 7,000여 건의 상담솔루션을 제공했다. 구체적으로는 찾아가는 금융상담(LH강남권마이홈센터, 서울회생법원 뉴스타트상담센터 등), 찾아가는 금융교육(지역자활센터, 구청, 법원 파산선고 법정 등), 개인회생채무자 1:1 맞춤형 신용 관리교육, 취약계층과 맞닿은 사회복지 종사자, 전공대학(원)생 교육 등을 진행해오고 있다. 


 

모자람이 없는 ‘개인회생채무자 1:1 맞춤형 신용관리교육’

‘찾아가는 금융상담’의 경우, 여러 공공기관에 공간을 마련해 실시하고 있지만, 즉석에서 바로 해결되진 않는다고 한다. 더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한 경우, 각 지역센터로 안내해 심층 상담과 지원 활동을 받도록 하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에서 판사가 파산선고를 하면 센터 상담관은 서울회생법원과의 협업을 통해 금융교육을 진행한다. 교육에선 파산면책을 받은 후 경제적 갱생을 할 수 있도록 고용, 주거 등에 관한 실질적인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서울회생법원과 협업을 통해 지난해 3월부터 전국 최초로 시작한 개인회생채무자 1:1 맞춤형 신용 관리교육은 만족도가 꽤 높다. 웹(sfwc.welfare.seoul.kr)을 통해 언제든 상담 신청(예약)이 가능하며, 신용 관리교육을 받은 이들에겐 법원에 제출하는 수료증이 발급된다. 1:1 맞춤형 신용 관리교육을 받은 시민들은 모르는 사항들을 바로 질문해 유용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고, 거주지 근처 지역센터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편리함이 있어 다른 집합 교육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복지서비스 연계… “주거, 일자리 확보되면 다시 빚지지 않아” 

또, 센터는 가계부채로 벗어날 수 있도록 공적채무조정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5,007명의 서울시민이 1조 1,870억 원 상당의 면책지원을 받았다. 박 센터장은 “세금으로 빚 갚는 게 아니냐는 오해가 있는데, 서울회생법원이 지정한 소송구조 변호사(4인)와 법률구조공단 변호사를 통해 법적인 절차에 따라 면책받은 금액이 그 정도의 액수라는 의미”라고 설명한다.

센터의 가장 큰 차별성은 시민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 있다. 박 센터장은 “주거와 일자리가 확보되면 다시 빚지지 않는다”며, “채무조정은 목적이 될 순 없고 자립을 위한 하나의 과정일 뿐”이라고 역설한다. 송파와 구로센터는 고용복지플러스센터 내에 있는데, 실업급여 받을 때 통장이 압류돼 있다면 센터에서 채무조정지원을 받은 후 정상적인 구직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다. LH강서권마이홈센터 내에 있는 영등포센터에선 임대주택을 알아보러 왔다가 조건이 안 돼 재무진단 및 채무조정을 받아 임대주택을 공급받은 경우도 있었다 



“주거복지 지향하는 SH공사와 실질적 협력 가능할 듯” 

센터의 복지서비스 장점은 융합적 역량을 갖춘 상담관들의 ‘동행 서비스’ 행정에 있다. 동행 서비스는 당사자도 편하고 상대 기관도 민원을 처리하기 편한 일석이조의 행정이라 평가받는다. 지난해에만 서울시 ‘칭찬합시다’ 게시판에 총 44회의 칭찬 글이 올라갈 만큼 시민들이 만족도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아울러 시도 때도 없이 독촉하는 채권추심압력으로부터 취약계층을 보호하고자 2016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채무자 대리인 지원’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는 채무자가 독촉에 시달리지 않도록 선임 변호사를 통해서만 독촉할 수 있도록 한 사업이다.

박 센터장은 “SH공사 주택복지센터가 개설되고 맞춤형 주거복지모델도 개발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금융복지와 주거복지를 상호 연계해 협업할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주거와 일자리가 확보되면 많은 사람의 재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SH공사 주거복지센터와의 협업이 이뤄진다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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