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 친구들] 


청년들의 내일이 아닌, 오늘의 행복을 그립니다!
오늘공작소 신지예 대표 


 



과거 극지방에서는 추위를 이기기 위해 이글루라는 얼음집을 만들어 추위를 났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위치한 ‘이글루 망원’도 오늘을 살아가는 청년들이 추운 겨울과 같은 현 상황을 함께 버티자는 의미에서 생겨났다. 지역 청년들은 물론 주민들이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 등 마을과 청년들의 발전, 그리고 이 공간에서 행복한 오늘을 만들어 내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는 오늘공작소 신지예(29) 대표를 만나봤다.



청년들의 자립을 꿈꾸며 시작한 ‘50만 원 프로젝트’ 

오늘공작소 신지예 대표는 2009년 사회적 기업 인큐베이팅 지원 사업에 참여하면서 ‘이야기꾼의 책공연’이란 사회적 기업의 스타트 멤버로 활동했다. 이윤을 창출하면서도 사회에 이로운 활동들을 해나가는 사회적 기업이 좋긴 했지만,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 개인의 삶을 희생해야 하는 점을 안타깝게 느꼈던 신 대표는 2013년 ‘꼭 이윤 창출이 아니어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먹고 살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으로 오늘공작소를 차리게 된다.

그래서 오늘공작소의 첫 출발은 각자가 일감을 만들어서 적당히 벌고 적당히 놀아 한 달에 50만 원만 벌어보자는 ‘50만 원 프로젝트’였다고. 신지예 대표는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들에게는 정해진 시간에 일하고 월급을 높이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일 수 있지만, 50만 원 프로젝트는 내 가치와 내가 원하는 방향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가장 먼저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을 하고 실행에 옮겨 딱 50만 원만 버는 등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삶에 도전했다. 예컨대 번 역에 자신 있는 사람은 번역을 하고, 요리 실력이 좋은 사람은 여기서 식당을 꾸리면 된다. 이글루 망원이란 공간이 생겨난 배경도 프로젝트를 위한 장소가 필요했고, 또래 청년들과 함께 지역에서의 실험들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오늘공작소가 이글루 망원이란 공간에 자리하면서 신지예 대표는 지역 축제를 열거나 오래된 주택에 들어가서 어르신들과 함께 살기도 해보고, 청년 비즈니스를 만들어서 돈을 벌어보는 사업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도시와 개인의 역사를 보존하기 위한 ‘부흥주택 프로젝트’ 

“도시재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주민들이 쫓겨나지 않고 하나의 공동체, 동네 안에서의 관계망이 깨지지 않도록 하는 것인데요. 부흥주택 프로젝트도 그런 고민에서 시작하게 됐던 겁니다. 저희 사무실 바로 옆에 부흥주택이 있었는데요. 1974년에 지어진 94세대짜리 다세대 주택을 다시 살려보자 했던 거죠.”

신지예 대표가 부흥주택에 관심을 가진 것은 망원동에 재개발·재건축 이야기가 한창 나왔을 때다. 재개발·재건축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다 오랫동안 방치되다 보니 부흥주택에는 30% 정도만 사람이 살고 있었다. 사업 시행만을 남겨두고 있었던 상황에서 부흥주택의 역사, 주민들과의 네트워크에 관심을 가진 신 대표는 부흥주택을 다시 살려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오늘공작소는 프로젝트를 같이 할 활동가들을 모집했고, 본격적으로 부흥주택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어르신들과 함께 사는 것은 물론 주택을 임대해 한 채는 공동작업장으로 사용했고, 일부는 재임대해 청년들의 생활공간으로 활용했다. 부흥주택을 낙후됐다기보다는 ‘관리되지 않은’ 주택이라 보고 재생 과정에서 주거의 가능성을 최대로 끌어내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2016년 사업이 시행되면서 지금은 빈 공터만 자리하고 있다. 부흥주택에 살던 어르신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그곳에 있던 역사와 네트워크가 깨지고 말았다. 신지예 대표는 “부흥주택은 70년대에 정부가 아파트를 짓기 전에 시범으로 지어 본 독특한 구조의 공공임대주택이었다”며 “공사를 하면서 하나의 문화재가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부흥주택 프로젝트를 하면서 대안적인 도시재생의 가능성을 고민했다”며 “소유주라도 쫓겨날 수밖에 없는 법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해졌다”고 말했다.




올바른 도시재생 정착 위해 관련법들 개정돼야 

“역사성을 잃지 않고 원주민들이 터전에서 계속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도시재생의 올바른 방향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현실은 젠트리피케이션(낙후된 지역 활성화로 중산층 이상 계층의 유입, 기존 원주민을 대체하는 현상)을 막을 수 없습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면 역사성은 사라지고 그저 아픔만 남게 되는 겁니다.”

신지예 대표는 ‘전월세 상한제’와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는 곳에 대한 ‘임대료 상승관리’ 등이 해답이라며, 여기에 임대인에게만 주어지는 계약 갱신 청구권을 어떻게 임차인에게 돌리게 할 것인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현행법상 강제퇴거가 가능한데 이런 사례들이 아예 불가능하도록 하는 법안이 생겨나야 한다고 신 대표는 말했다. 


신지예 대표는 부흥주택이 아쉽게 사라진 시점에서 정치를 꿈꿨다고 한다. 주택 소유주일지라도 지금 법의 틀 안에서는 ‘적법’하게 쫓겨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개인이 바꾸기는 어렵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선거에 출마했고, ‘신지예’라는 이름 석 자를 알렸다. 6.13 지방선거에 최연소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해 ‘젊은 세대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전달한 것이다. 사회적 기업의 한계를 넘기 위해 오늘공작소를 만든 것처럼 사회의 변화를 위해 정당인으로서 활약하는 신지예 대표를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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