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마을] 


못 만들어도 괜찮은 수상한 만들기 모임

서초포레스타6단지 ‘똥 손의 모험’


 



이름만으로도 시선을 사로잡는 수공예 모임이 있다. 원래 이름은 평범하기 그지없는 ‘이만마(이것저것 만드는 엄마들의 모임)’였지만 손재주 없음을 유머코드로 승화한 ‘똥 손의 모험’으로 개명한 후 인근 단지의 유명인사가 됐다. 이들이 만드는 것은 못 만드는 것 빼고 다인데 모기 기피제, 캔들, 리스 등 손으로 만들 수 있는 아이템은 무궁무진하다. 금 손도 똥 손도 사이좋게 만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서로 가르치고 또 배우며 성장하는 일

‘똥 손’이란 이름이 좀 경박하게 들릴지 몰라도 딱히 재주가 없어 뭘 망치기 일쑤인 사람들을 부르는 데는 이만한 표현이 없다. 서초포레스타6단지 만들기 모임인 이들은 8명의 회원으로 시작해 열두 명의 회원이 서로 잘 하는 것을 가르쳐주는 재능기부 모임으로 성장했다. 이들에게는 함께 나누는 마음, 그리고 잘 하든 못 하든 일단 도전해보는 모험정신이 있었다.


2016년 11월에 작은 도서관이 개관하면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좌를 기획하면서 시작됐고, 강사료를 지불하는 강좌를 지속할 수는 없어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지금의 형태로 진화하게 되었다. 이들의 만들기 선생님은 때론 인터넷(만들기 강좌)이고 그나마 손재주가 좀 있는 이웃이 되기도 한다.


“작은 도서관이 아파트에서 유일하게 공동체를 이루며 모일 수 있는 공간인 것 같아요. 초대관장을 하시던 분이 제게 일주일에 두 시간만 봉사하라고 권유하셔서 오게 됐죠. 몰랐던 분들을 만나 교류하면서 모임을 꾸릴 수 있었어요. 저는 정말 ‘똥 손’이어서 사고가 많아요. 재료도 미리 구입해야 하는데 까맣게 잊고 있다가 급히 구입한다든가 하는 일이 정말 많아요(웃음).”(전우신 회장)



실생활에 활용 가능한 만들기의 보람

“작년 12월 말에 처음 만나서 모임을 어떻게 꾸려갈지 논의했고요. 격주로 한 달에 두 번씩 만나서 만들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친해져서 급한 일이 생기면 서로 아이도 봐주고, 육아 정보라든지 이런저런 살아가는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스트레스가 풀려요.” (이재순 회원)


계절마다 그때그때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 직접 사용하기도 하고 이웃과 나누기도 하는데 메신저를 통해 활발한 의견개진이 이뤄진다. 모두가 똥 손은 아니라 각자 잘 하는 것이 한 가지씩은 있어서 가끔은 요리나 간식을 만들기도 하고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나눠서 분담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오늘은 모기 기피제를 만들었고요. 이렇게 모여서 소소하게 만든 것들이 실생활에서 쓰일 때 보람을 느껴요. 오늘은 제가 강의했지만 돌아가면서 하는 거라서 크게 부담은 안 돼요.”(이선희 강사)


“다른 엄마들은 태교바느질 같은 걸 많이 하던데 제가 잘 못 만드니까 못해줬어요. 그런데 똥 손의 모험에서 사탕부케를 만들어서 어린이집 수료식에 가져갔더니 다섯 살 아이가 너무 좋아하는 거예요. 사탕은 계속 뽑아먹을 수 있잖아요. 양말인형이라든지 아이 이름표를 직접 만들어서 달아줄 때 정말 뿌듯합니다.” (이진희 회원)


재료비는 모두 조금씩 비용을 내서 사용했는데 처음으로 지원 사업 공모에 선정되면서 강사비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겨울이니 김장도 하고 이웃과 나눠먹을 수 있어서 봉사모임의 성격도 갖게 된 셈. 회원들은 혼자서는 손재주 없는 사람에 불과했지만 서로 돕고 만들면서 성취감과 자부심이 높아지고, 누군가의 숨은 재능을 발견하는 일에서 재미를 찾게 됐다. 모임에 사람들이 찾아드는 건 당연한 결과랄까. 함께 만들 수 있는 이웃의 존재가 이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다 알 수는 없었지만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서 오늘도 똥 손의 모험은 모험을 이어나가고 있다. 2018년에는 어떤 신박한 아이템을 만들지 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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