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인사이드] 


일본 공공도서관의 활성화 노력


 




도서관 공급 시작과 독서문화의 발전

일본에는 ‘독서국민’이란 단어가 있다. 이는 활자미디어를 읽는 습관이 몸에 밴 일본인들을 지칭하는 것이다. 동네마다 크고 작은 책방과 도서관이 있으며 지하철 안에서 책을 읽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 이해가 간다. 독서국민의 탄생은 일본근대화가 한창이던 1890년대로 거슬러 간다. 이 시기 정부는 국민통합 수단으로 도서관을 공급하기 시작하였고, 동시에 인쇄기술의 발달과 철도망 구축은 출판유통체계를 확립시켜 독서문화를 일본 전역으로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때부터 지식의 대중화가 시작된 것이다.


일본도서관협회 2016년도 통계자료에 의하면 공립도서관 수는 3,807개관으로, 행정구역상 도·도·부·현(都道府県)과 시·구(市區)의 경우 99% 이상 보급이 완료되었다. 1개관 당 인구수는 3만9386명으로 우리나라보다 현저히 낮으며(한국은 5만2688명), 1개관 당 장서양은 13만3517권으로 우리보다 두 배 가까이 많다. 모든 공립도서관은 「도서관법」에 근거한 기준에 의하여 설립되어 운영되며, 운영경비 전액을 공공이 부담하고 있다. 공립도서관은 지방자치사무로서 지자체장이 책정하고 의회의 승인 후 예산을 받아 집행한다. 일부 민간의 기부금이 허용되기는 하나 도서관이 직접 받는 것은 아니며 원칙적으로 공립도서관은 공공의 사무이다.



도서관 활성화를 위한 공공의 노력

공공시설에 대한 종래의 운영방식만으로는 시민들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각 지자체에서는 도서관을 활용하여 시민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지역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그 한 사례가 오부세정(町)이라는 인구 1만 명의 소도시에 있는 공립도서관이다. 오부세도서관은 시설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을 역이용하여 마을전체를 도서관으로 만든다는 발상에서 동네도서관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지역 내의 음식점, 상점, 카페 등 일상적인 공간의 일부를 활용하여 개인소장 또는 기증도서를 비치한 작은 도서관을 주민협조를 얻어 설치하고 서로 연계시켜 책을 통한 지역교류를 도모하고 있다. 오부세도서관은 동네의 작은 도서관 지도를 만들어 배포하고 개관여부를 알리는 깃발을 제작하여 걸어놓도록 하고 있다. 또한 이용자들에게 패스포트 형태의 수첩을 제공하여 각 도서관에서 도장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공공도서관 주도의 이러한 노력은 부족한 도서관 기능을 민간도서관의 협조를 받아 커뮤니티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한편 일본은 도서관을 비롯한 도로, 공원 등 공공시설을 운영하는데 민간의 노하우를 활용하는 지정관리자제도를 2003년 도입하였다. 현재 공공도서관의 약 13%가 지정관리자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이와 함께 민간도서관과 연대체계를 구축하거나 생애학습기능을 보완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도쿄도 주택가에 위치하는 무사시노 플레이스는 지정관리자를 지정하여 도서관과 생애학습, 청소년 활동 등 지역 커뮤니티 기능을 복합한 공립도서관이다. 다양한 기능을 수용하기 위하여 각 공간은 고정적인 기능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오픈되어 있는 방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이용자의 활동은 주변에 영향을 주어 방문자들은 자연스럽게 섞이면서 의도치 않게 소통하거나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역 밀착형 민간도서관 등장

규모가 작은 시나 구에서는 공공도서관과 별도로 주민이 만드는 작은도서관이 새로운 커뮤니티 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전국 약 1,400곳으로 집계되나 실제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도서관의 가장 큰 장점은 카페, 노인홈, 상점 등 일부 공간을 할애하여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고, 운영자 관심사에 따라 다양한 컨셉으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도쿄도에 있는 오픈소스카페는 프로그래머인 운영자가 아파트 차고를 개조하여 공동작업실 겸 도서실로 사용하는 민간도서관이다. 운영자는 컴퓨터강좌나 스터디모임 등을 정기적으로 개최하여 관심분야 사람들과 교류하고, 휴무일로 지정된 금요일에는 지역주민 누구나 공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대여하고 있다.


시대변화에 따라 도서관의 형태와 역할도 바뀌고 있다. 공공은 주도적으로 도서관 기능을 확대하고 연계하여 안정적인 생애학습공간이 되도록 하고 있고, 이와 더불어 민간도 일상의 공간에서 개인의 취향과 친교를 바탕으로 커뮤니티 장으로서의 역할을 보완하고 있다. 공공과 민간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이 둘의 공통점은 책을 매개로 사람과 사람을 엮어 이를 통해 지역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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