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인에게 묻다] 


개국공신들을 만나다
정현규&강성열 퇴임본부장

 



근 30년간 서울주택도시공사를 거쳐간 사람들의 역사는 곧 공사의 역사이기도 하다. 토목과 행정, 도시계획과 주거복지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퇴임 후 자신의 길을 내며 롤모델을 그려가는 선배들을 만나보았다. 서울의 지난 역사가 그 이야기 속에 있었다.



공사의 기틀을 세우고 사업영역을 넓히다.

공사의 창립멤버들은 공직 혹은 관련 기업 출신으로 공사의 역사보다도 긴 커리어를 갖고 있다. 25년 이상의 시간을 몸담은 직장에서의 이야기가 긴 것은 당연하지만 퇴임 후 세월이 지나 이를 반추해보면 힘든 기억도 추억인 양 아련하다. 전 택지사업본부장인 정현규 선배는 토목직으로 입사하여 공사 개발업무 전반을 관할했고 주거복지본부장으로 퇴임한 강성열 선배는 행정직으로서 여러 보직을 거쳤다. 공사의 기틀을 세우고 실행했던 핵심인력들 이었다.

 

“제가 작년에 퇴직했는데 재임 중 가장 보람 있고 잘 했다고 생각되는 일이 바로 개발제한구역 사업후보지 전수조사입니다. 2000년 이전까지는 자연녹지지역을 대상으로 택지를 개발하고 그 부지위에 서민주택을 건설하는 사업이 공사의 주력업무였는데 자연녹지라 하더라도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있는 지역은 사업대상에서 제외되다 보니 개발가능지역이 사실상 고갈된 상태였습니다. 물론 마곡지구라는 제법 넓은 자연녹지가 남아 있었지만 후대를 위해서 유보지로 남겨놓기로 결정된 상태이었기 때문에 우리공사가 지속적으로 존속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개발이 가능한 개발제한구역에 사업영역을 넓히는 방법뿐이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고갈에 대비해 2001년부터 개발제한구역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행하여 정리하였는데 다행히 2002년부터 개발제한구역내 집단취락지역의 개발이 허용되었고 나중에는 국민임대나 보금자리 주택 건설을 위해 취락지역이 아닌 개발제한구역까지 사업영역이 확대되었습니다. 은평뉴타운에서부터 현재 사업이 진행중인 고덕 강일지구까지 그때 조사한 사업지들이 지금까지 우리공사의 먹거리가 된 것입니다. 이제는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통한 사업 확보도 한계에 다다랐고 사업의 방향을 도시재생으로 설정한 것은 매우 적절한 판단이라 생각합니다.”(정현규)

 

“은평구청을 마지막으로 서울시 공무원 생활을 마감하고 공사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처음에는 감사실에서 근무했는데 1991년 신설되는 재개발사업부 근무를 자원했습니다. 공사에 왔으니까 본연의 업무를 하고 싶었고 색다른 성취감 같은걸 느껴보고 싶었거든요. 처음 담당한 업무가 지금 서원아파트가 들어선 도봉2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이었습니다. 만오천평 남짓한 부지에 1,800세대 가까운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었고 그 많은 주민들이 구청에서 뚝방에 설치한 몇 개의 공동화장실을 이용하는 정말 열악한 동네였는데 사업추진에 대한 저항도 무척 심했습니다. 창동 운동장부지에 주민들의 가이주시설을 건립하여 이전시키는 등 가진 노력 끝에 말끔히 건설된 아파트에 주민들이 입주하는 광경을 보면서 정말 뿌듯한 보람을 느꼈습니다. 사업추진 과정에서 갈등을 푸려고 민원인들과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다가 인질로 잡힌 적도 있었습니다.(웃음). 그런데 알고 보니 분양권을 둘러싼 오해였더군요. 나중에는 그분들과 가끔 통화도 하고 친하게 지냈어요.

 

또 하나의 잊지 못할 보람은 우리나라 최초로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틀을 잡았던 일입니다. 창립 이래 국민주택 규모이하 주택만 건설하던 우리공사가 상암지구과 은평뉴타운 등에 국민주택 초과분 아파트를 짓기 시작했는데 은평뉴타운 분양과 맞물려 고분양 논란에 휩쓸렸고 그 과정에서 분양원가 공개가 전격 결정되었습니다. 어떤 항목을 어떤 방식으로 공개하여야 할지 사례도 없고 지침도 없는 상태에서 59개 항목에 대한 원가공개 시스템을 만들어 냈습니다. 지금도 공공택지 아파트 등에 대하여는 12개 항목에 대하여 원가공개가 이루어지고 있고, 다시 공개 항목 확대 논의가 있다는 뉴스를 접하면 묘한 감회가 들기도 합니다.” (강성열)



인생의 2막을 열며

평균 수명이 점차 길어지는 만큼, 퇴임 이후의 삶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보곤 했지만 막상 접한 현실은 녹록치 않음을 느끼는 요즘이다. 입사한 해인 1989년과 2017년의 환경도 너무 달라졌고 100세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선배들의 고민도 깊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선배들의 인생2모작에 대한 소회를 들어보았다.

 

“젊은 세대가 취업을 못하고 기술의 발달로 일자리가 부족한 현실에 주목했어요. 보수나 수리 계통은 일자리가 줄지 않을 거라 판단했고 공직생활을 오래 했으니 기왕이면 사회에 보탬이 되려는 마음에서 사회적기업을 설립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현장에 나와 보니 사람들이 힘든 일을 기피하고 인건비가 높아서 경쟁력을 갖추기 힘듭니다. 공기업 울타리를 벗어난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더라고요. 후배들에게는 타성에 젖지 말고 능동적으로 헤쳐 나가는 자세를 가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강성열)

 

“현업에 있을 때 퇴직 후에 대해 깊히 고민해 본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좀 쉬다가 적성에 맞는 일을 찾으면 되겠지 했는데 생각보다는 쉽지 않았습니다. 조만간 도시계획과 관련된 업무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후배들에게는 현 위치에 있을 때는 열심히 살아가되 사회로 나오기 전 인생2막에 대하여 좀 더 고민하고 준비하라는 부탁을 하고 싶네요”(정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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