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이슈]
지속가능한 친환경 도시 재생, 스웨덴의 ‘말뫼’
기술의 발전과 도시의 성장으로 각종 도시‧환경 문제가 발생한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로 인한 문제는 나날이 심각해져 가고 있고,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 보니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최근엔 ‘친환경’을 넘어 ‘지속가능’에 대한 고민까지 이어지고 있다. 어떻게 해야 지속가능하면서도 발전하는 도시를 실현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 그래서 등장한 것이 ‘지속가능한 발전도시’이다. 친환경적 도시 재생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스웨덴의 도시 ‘말뫼’의 사례를 통해, 그 가능성을 살펴보자.
말뫼의 눈물 : 유령도시가 된 ‘말뫼’
스웨덴 남서쪽 끝에는 ‘말뫼(Malmö)’라는 항구도시가 있다. 20세기 말 말뫼는 세계 최고의 조선회사인 ‘코쿰스(KocKums)’ 본사가 있던 곳으로, 덕분에 지역민들은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한국 등의 새로운 국가가 조선업의 강자로 급부상하면서, 코쿰스는 점차 쇠락의 길에 접어들었다. 결국, 2002년 조선업 번영의 상징이었던 말뫼의 코쿰스 크레인이 한국으로 넘어오기에 이르렀다. 이는 조선업의 중심이 유럽에서 한국으로 넘어갔음을 의미하는 중대한 사건이었다.
당시 크레인 해체와 한국으로의 이동을 생중계한 스웨덴 국영방송은 배경음악으로 장송곡을 내보내며 ‘말뫼의 눈물’이라고 일컬었을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코쿰스 크레인은 말뫼의 전성기를 상징했던 마스코트로, 이 사건은 그들을 대표하던 산업이 지역을 떠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로 인해 당시 말뫼에서 일하던 노동자 3만여 명이 도시를 떠났고, 조선소를 기반으로 살아가던 도시는 멈춰 섰다. 그렇게 말뫼는 유령도시로 점차 변해갔다.
말뫼의 변화 : 내일의 도시 프로젝트의 성공
그랬던 말뫼에 변화의 바람이 찾아왔다. 말뫼시가 그들의 도시를 눈물의 도시에서 친환경 미래형 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바로 Bo01* 즉 ‘내일의 도시’ 프로젝트를 통해서이다.
*Bo01 : 스웨덴어로 ‘살다’라는 뜻의 Bo와 엑스포를 의미하는 01의 합성어
말뫼시는 유럽 내의 지속가능한 개발 프로젝트인 ‘SURE(Sustainable Urban Revitalization of Europe)’와 신재생에너지 도시계획인 ‘RESECO(RES Energy Concept)’를 통해 도시재생에 돌입하였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지역 건물에 필요한 모든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공급한다는 것이었다.
프로젝트는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우선, 버려졌던 항구의 오염된 산업단지를 친환경 구역으로 만들었다. 이를 위해, 지방정부, 학계, 건축가, 디자이너 그리고 취지에 동의하는 주민이 약 1,000세대로 이뤄진 제로에너지타운인 Bo01지역을 계획했다.
Bo01지구에 개발된 주택을 예로 살펴보자면, 각 지붕 모퉁이에서 빗물이 내려오는 수로를 만들어 지하 탱크에 모아 다시 생활 용수화하거나, 건물 옥상에 태양열판을 설치해 지역 내 난방 수요를 충당할 수 있다. 또한, 주택의 싱크대에 음식물쓰레기 분쇄기를 설치하여 쓰레기를 재활용하고, 진공 폐기물 처리장치를 이용해 수거된 쓰레기를 재생에너지로 만들어 자동차 연료로 사용한다. 그 결과, Bo01지역의 주택은 일반 스웨덴 주택보다 약 25~40%까지 에너지 효율이 높아지게 되었다.
한편, 도시에 인구가 유입되려면 일자리는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기업인, 노동조합 그리고 지방정부는 친환경과 첨단기술 지식 산업을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 말뫼시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인재양성과 청년층 유입을 유도하기 위해 말뫼대학교를 세웠다. 타 대학과 차별화를 두고자 IT, 기초공학, 디자인, 미디어 등 융합학문을 집중적으로 육성했다. 이러한 노력 덕에 이후 유럽 각지의 인재들이 말뫼대학교로 몰려드는 성과를 거뒀다.
그런가 하면 덴마크의 코펜하겐과 스웨덴 말뫼 사이를 연결하는 외레순드 다리(Öresund Bridge)도 건설했다. 이 다리는 코펜하겐과 말뫼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연결했고 또한 말뫼의 경제 성장을 이끄는 주요 동력이 되었다. 실제로 매일 두 도시를 오가는 통근자 수는 약 2만 명이 넘을 정도로 교류가 활발해졌다.
또한, 코쿰스 공장 건물은 창업 인큐베이터로 재탄생하여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으로 변신하였다. 2019년 자료에 따르면, 하루에 7개의 스타트업이 창업했을 정도다. 이렇게 도시재생산업 기반과 교통인프라가 충족되자, 말뫼에는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한 일자리가 빠르게 늘어나고 다양하게 창출되었다.
말뫼의 웃음 : 세계적인 친환경도시의 모범사례
말뫼의 도시 재생사업이 항상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사업의 초창기에는 주민의 반발에 부딪히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말뫼 시장인 ‘일마르 레팔루(Ilmar Reepalu)’는 포기하지 않고 시민을 설득해 사업을 추진해 나갔다. 말뫼 시의 추진력에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까지 더해지면서, 말뫼의 도시재생 사업은 성공에 다다를 수 있었다.
수적 지표로 본다면, 1990년 23만 명이었던 도시 인구는 무려 10만 명이 넘게 늘어 현재는 34만 명이다. 도시재생을 통해 새로 창출된 일자리는 7만 개에 이르렀다. 말뫼는 2007년에는 유엔환경계획(UNEP)으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되었으며, 친환경 도시재생의 모델로 손꼽히게 되었다.
말뫼의 사례는 개발과 발전에만 중점을 두어왔던 기존의 도시개발 방식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말뫼의 친환경, 지속발전형 도시 재생 사례를 본받아 미래세대를 고려한 도시 재생 방향에 대해 고민할 때이다.
[해외 이슈]
지속가능한 친환경 도시 재생, 스웨덴의 ‘말뫼’
기술의 발전과 도시의 성장으로 각종 도시‧환경 문제가 발생한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로 인한 문제는 나날이 심각해져 가고 있고,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 보니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최근엔 ‘친환경’을 넘어 ‘지속가능’에 대한 고민까지 이어지고 있다. 어떻게 해야 지속가능하면서도 발전하는 도시를 실현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 그래서 등장한 것이 ‘지속가능한 발전도시’이다. 친환경적 도시 재생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스웨덴의 도시 ‘말뫼’의 사례를 통해, 그 가능성을 살펴보자.
말뫼의 눈물 : 유령도시가 된 ‘말뫼’
스웨덴 남서쪽 끝에는 ‘말뫼(Malmö)’라는 항구도시가 있다. 20세기 말 말뫼는 세계 최고의 조선회사인 ‘코쿰스(KocKums)’ 본사가 있던 곳으로, 덕분에 지역민들은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한국 등의 새로운 국가가 조선업의 강자로 급부상하면서, 코쿰스는 점차 쇠락의 길에 접어들었다. 결국, 2002년 조선업 번영의 상징이었던 말뫼의 코쿰스 크레인이 한국으로 넘어오기에 이르렀다. 이는 조선업의 중심이 유럽에서 한국으로 넘어갔음을 의미하는 중대한 사건이었다.
당시 크레인 해체와 한국으로의 이동을 생중계한 스웨덴 국영방송은 배경음악으로 장송곡을 내보내며 ‘말뫼의 눈물’이라고 일컬었을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코쿰스 크레인은 말뫼의 전성기를 상징했던 마스코트로, 이 사건은 그들을 대표하던 산업이 지역을 떠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로 인해 당시 말뫼에서 일하던 노동자 3만여 명이 도시를 떠났고, 조선소를 기반으로 살아가던 도시는 멈춰 섰다. 그렇게 말뫼는 유령도시로 점차 변해갔다.
말뫼의 변화 : 내일의 도시 프로젝트의 성공
그랬던 말뫼에 변화의 바람이 찾아왔다. 말뫼시가 그들의 도시를 눈물의 도시에서 친환경 미래형 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바로 Bo01* 즉 ‘내일의 도시’ 프로젝트를 통해서이다.
*Bo01 : 스웨덴어로 ‘살다’라는 뜻의 Bo와 엑스포를 의미하는 01의 합성어
말뫼시는 유럽 내의 지속가능한 개발 프로젝트인 ‘SURE(Sustainable Urban Revitalization of Europe)’와 신재생에너지 도시계획인 ‘RESECO(RES Energy Concept)’를 통해 도시재생에 돌입하였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지역 건물에 필요한 모든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공급한다는 것이었다.
프로젝트는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우선, 버려졌던 항구의 오염된 산업단지를 친환경 구역으로 만들었다. 이를 위해, 지방정부, 학계, 건축가, 디자이너 그리고 취지에 동의하는 주민이 약 1,000세대로 이뤄진 제로에너지타운인 Bo01지역을 계획했다.
Bo01지구에 개발된 주택을 예로 살펴보자면, 각 지붕 모퉁이에서 빗물이 내려오는 수로를 만들어 지하 탱크에 모아 다시 생활 용수화하거나, 건물 옥상에 태양열판을 설치해 지역 내 난방 수요를 충당할 수 있다. 또한, 주택의 싱크대에 음식물쓰레기 분쇄기를 설치하여 쓰레기를 재활용하고, 진공 폐기물 처리장치를 이용해 수거된 쓰레기를 재생에너지로 만들어 자동차 연료로 사용한다. 그 결과, Bo01지역의 주택은 일반 스웨덴 주택보다 약 25~40%까지 에너지 효율이 높아지게 되었다.
한편, 도시에 인구가 유입되려면 일자리는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기업인, 노동조합 그리고 지방정부는 친환경과 첨단기술 지식 산업을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 말뫼시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인재양성과 청년층 유입을 유도하기 위해 말뫼대학교를 세웠다. 타 대학과 차별화를 두고자 IT, 기초공학, 디자인, 미디어 등 융합학문을 집중적으로 육성했다. 이러한 노력 덕에 이후 유럽 각지의 인재들이 말뫼대학교로 몰려드는 성과를 거뒀다.
그런가 하면 덴마크의 코펜하겐과 스웨덴 말뫼 사이를 연결하는 외레순드 다리(Öresund Bridge)도 건설했다. 이 다리는 코펜하겐과 말뫼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연결했고 또한 말뫼의 경제 성장을 이끄는 주요 동력이 되었다. 실제로 매일 두 도시를 오가는 통근자 수는 약 2만 명이 넘을 정도로 교류가 활발해졌다.
또한, 코쿰스 공장 건물은 창업 인큐베이터로 재탄생하여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으로 변신하였다. 2019년 자료에 따르면, 하루에 7개의 스타트업이 창업했을 정도다. 이렇게 도시재생산업 기반과 교통인프라가 충족되자, 말뫼에는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한 일자리가 빠르게 늘어나고 다양하게 창출되었다.
말뫼의 웃음 : 세계적인 친환경도시의 모범사례
말뫼의 도시 재생사업이 항상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사업의 초창기에는 주민의 반발에 부딪히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말뫼 시장인 ‘일마르 레팔루(Ilmar Reepalu)’는 포기하지 않고 시민을 설득해 사업을 추진해 나갔다. 말뫼 시의 추진력에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까지 더해지면서, 말뫼의 도시재생 사업은 성공에 다다를 수 있었다.
수적 지표로 본다면, 1990년 23만 명이었던 도시 인구는 무려 10만 명이 넘게 늘어 현재는 34만 명이다. 도시재생을 통해 새로 창출된 일자리는 7만 개에 이르렀다. 말뫼는 2007년에는 유엔환경계획(UNEP)으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되었으며, 친환경 도시재생의 모델로 손꼽히게 되었다.
말뫼의 사례는 개발과 발전에만 중점을 두어왔던 기존의 도시개발 방식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말뫼의 친환경, 지속발전형 도시 재생 사례를 본받아 미래세대를 고려한 도시 재생 방향에 대해 고민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