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톡톡][청렴 옴부즈만] 상업 시설의 주거용 전환 논란에 관하여

2021-04-15


SH공사 웹진(‘20.12 기고문)


 [청렴 옴부즈만] 

상업 시설의 주거용 전환 논란에 관하여



지 혜 연 (SH공사 청렴옴부즈만)

 

정부가 얼마 전 전세난 해결을 위한 단기 공공임대주택 10만호 확보 등 임대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공실인 주택을 매입하거나 임대해 다시 내놓는 매입전세임대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다가구와 다세대뿐만 아니라 호텔, 상가, 오피스텔 등 코로나19가 가져온 도심 공간의 공실을 주거 안정으로 급하게 가져다 쓰겠다는 상황이 논란이 되고 있다. SH서울주택도시공사의 경우 이미 올 5월 동묘역 인근의 구)베니키아 호텔을 용도 변경하고 리모델링하여 역세권 청년주택으로 입주자를 모집했고 도심형 청년주택으로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모범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코로나19 이후의 비즈니스는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 각국 정부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비대면 근무를 권장하면서 수요 측면에서는 ‘언택트’와 같은 비대면 비즈니스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어 진다. 언택트는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지 않는 비대면 소비를 의미한다. 제품을 공급하는 기업들은 전염병이 몰고 온 갑작스러운 수요 감소, 매출 하락에 대응하려고 우선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하고 있다. 또한 기업들은 모바일시스템 활성화, 클라우드 환경을 조성하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할 것이다. 일반기업이 IT기업으로 변신한다는 의미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온라인 책방 사업으로 출발했다가 컴퓨터, 스토리지를 판매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회사로 사업영역을 확장한 아마존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즉, 언제 어디서나 업무가 가능한 환경 구축이 가속화된다는 의미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금까지의 주거 형태와 도시 환경은 급속하게 변화를 겪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다른 나라의 도시들은 어떠한가? 유럽의 도시들의 경우 주택들이 에어비앤비등으로 몰리면서 거주자들의 주택난이 심각했는데 이번 코로나19이후 관광객이 감소하자 도시와 정부들이 나서 유휴 주택과 유휴 공실들을 주민을 위한 장기임대로 돌리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포르투칼의 리스본은 아파트 소유자 천명을 장기임대로 전환하기 위해 유도중이고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의 경우 빈 부동산을 정부가 취득해 세입자에게 다시 임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이미 2013년에 업무용 건물의 주거용 전환을 허용하는 정책을 실시했다. 


그것이 바로 ‘허용된 개발권’이라고 부르는 정책이었는데 정부가 시민사회의 주거권 확보 요구에 대해 화답한 것이었다. 당시 도시계획 업계는 정부의 조처를 두고 ‘21세기의 슬럼가’를 쏟아낼 것이라고 혹평했었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업무용 빌딩의 주거용 전환 철회를 요구하는 일부의 극심한 반대를 무시한 채 가보지 않은 길로 한 발 더 내디뎠다. 로버트 젠릭(Robert Jenrick) 주택부 장관은 정부의 허가가 없어도 비어 있거나 방치된 주택, 상가, 공장 등을 철거하고 개발할 수 있다고 전격 발표한 것이다. 주택부 장관이 정부의 사전승인 없이 주택을 짓는데 전제로 제시한 조건은 단 한 가지였다. “자연채광 조건을 충족하고 디자인이 잘된 새 집을 공급한다”는 것이었다. 이 정책을 통해 영국은 주거의 문제를 다소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상업 시설을 주거용 임대 공간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것은 유사하지만, 주택 용도가 아닌 공간을 주거용으로 전환 한다는 것이 도시계획 측면에 맞는지 의문이 들긴 한다. 역세권청년 임대주택의 사례에서 보듯이 호텔이었던 곳이라 원룸 등 보다는 소음이 적고 교통의 편리성 등의 장점이 있는 반면에 바닥이 카페트로 되어있어 청소가 용이하지 않고(원목으로 교체했지만) 주방 시설, 환기 문제, 주차 등 여러 문제를 드러내기도 했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에 정부가 내어 놓은 정책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지점도 여기와 맞닿아 있다. 차라리 전세 시장을 공공임대로 전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더 현실 가능하지 않을까?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도 이제는 주택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불경기가 지속되고 있는 탓에 서울에서도 비어 있는 상가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하물며 지방에는 말할 것도 없다. 이제는 용도 폐기된 상업시설을 물류기지로 활용하는 데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문 닫은 상업용 시설을 주택으로 용도 전환하거나 토지 사용 규제를 풀어서 도심 주택 공급을 파격적으로 늘려나가야 하는 것은 필연적인 듯하다. 앞으로 더 심해질 주택 부족을 해소하고 늘어나는 빈 상가를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도시의 자원을 재구성해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만약 땜질식으로 가게 되면 근본적인 도시의 주거환경의 변화를 가져올 기회가 막힐까 우려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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