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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 해외탐방] 노후한 건물의 재생 또는 예술작품의 파괴
: 뉴욕시의 5 포인츠(5 Pointz)













미국 뉴욕시의 롱아일랜드시티(Long Island City) 지역이 노후공장지대에서 고층주거단지로 변화하고 있다. Jackson Park, Eagle Lofts, Hayden 등 고층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섰으며, 그 중 하나가 5 포인츠이다. 수도계량기 공장의 폐쇄 후 오랫동안 예술가들의 작업실로 사용되었던 노후한 건물이 최근 주상복합건물로 다시 태어났다. 한편 5 포인츠의 예술적 가치는 사회적 이슈를 불러오기도 하였다.




롱아일랜드시티

롱아일랜드시티는 뉴욕시 퀸즈에 위치한 지역으로, 맨해튼과 이스트리버에 인접하고 있어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 상업 및 산업의 중심지로 개발되었다. 펩시콜라를 비롯한 여러 기업이 이곳에 공장을 세웠다.


그러나 20세기 후반 공장들이 이전하고 주거수요가 증가하면서, 2001년부터 주거단지 재개발이 추진되었다. 뉴욕시는 이 지역을 특별계획지구(The special Long Island City Mixed Use District)로 지정을 하고, 주거, 상업, 산업, 문화 등 용도 복합개발을 촉진하고자 하였다.


저렴주거(Affordable housing) 확충, 뉴욕시의 일자리 지속, 대중교통중심 개발 등을 통해 주거기능의 강화, 인구유입 및 부도심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롱아일랜드시티는 2010년부터 2017년까지 40여개의 주거용 건물이 건설되는 등 상업 및 주거지역으로 성장하였다.


▲롱아일랜드시티의 위치 및 전경

(출처: 구글 어스)



5 포인츠 : 저이용 노후 공장건물에서 저렴주택이 포함된 고층 주상복합건물로 환골탈태

5 포인츠는 롱아일랜드시티에 지어진 주상복합건물로, 2021년 완공된 가장 최근의 재개발 사례다. 5 포인츠의 기존 건물은 1892년 건설된 수도계량기를 만드는 공장이었다. 공장부지는 약 12,000㎡(36,000평)로, 12개의 공장 건물로 이루어져 있었다. 각 건물은 1층, 3층, 5층 건물들로 구성되었다.


1971년 현 소유주가 공장을 매입하여 여러 회사들에 임대하였다. 1990년대부터 건물주는 예술가들에게 건물을 작업실로 임대하기 시작하였다. 2013년 건물주는 공장건물을 철거하고 주거건물로 대체하기로 결정하였다.


당시 해당 부지는 주상복합, 공장, 창고 등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아트갤러리, 바/레스토랑, 일부 주거임대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공실로 남아 있었다. 2014년 건물은 완전히 철거되었고, 2021년 주상복합건물인 5 포인츠로 재탄생하였다.


▲5 포인츠 전경

(출처: 구글맵 스트리트뷰_2021년 5월)


5 포인츠는 41층과 47층 두 개의 타워로 이루어져 있다. 주거는 총 1,112호로, 이 중 30%는 저렴주택으로 구성되어 있다. 5 포인츠는 ‘뉴욕시 저렴주택 프로그램(Affordable Housing NY Program, AHNYP)(option G)’ 적용으로 전체 세대 수의 30%를 저렴주택으로 구성해야 했다.


AHNYP는 주거개발을 하는 개발업자에게 저렴주택을 개발하면 세금감면을 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저렴주택 건설을 촉진하기 위한 뉴욕시의 프로그램이다. 주거 외에도, 실내수영장, 농구장, 피트니스 센터, 사우나, 스카이 라운지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있다. 상업시설은 건물 저층부에 위치한다.


▲재건축 전 5 포인츠 전경

(출처: 구글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무료 이미지)



5 포인츠: 한순간에 사라진 예술작품

오래된 공장의 건물주는 1990년대에 공장을 예술가에게 임대하고 그래피티 작업을 허가했다. 예술가들은 오랫동안 지역에 머물면서 건물을 주요한 랜드마크로 만들어갔다. 1993년 이곳은 ‘푼 팩토리(Phun Phactory)’로 명명되었고, 큐레이터들은 ‘그래피티’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타파하고자 노력하였다.


규칙을 정하고 이에 부합하는 그래피티 작품들로 기획했으며, 예술가들에게 그래피티 샘플이나 레이아웃을 미리 요청하기도 하였다. 이에 이곳의 그래피티는 점차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2002년 이곳은 ‘5 포인츠’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뉴욕시의 5개 지역(맨해튼, 브롱스, 퀸즈, 브루클린, 스태튼 아일랜드)이 모이는 지점이라는 의미이다.


그래피티 예술가들이 건물 외벽 전체에 20년 넘게 그래피티 작업을 해오면서, 5 포인츠는 뉴욕시 뿐 아니라, 전 세계 그래피티 예술의 성지가 되었다. 그래피티는 불법적 작업, 슬럼가라는 인식이 컸으나, 5 포인츠의 그래피티는 합법적 예술로 평가되었다.



▲5 포인츠의 그래피티(1)

(출처: 구글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무료 이미지)


▲5 포인츠의 그래피티(2)

(출처: 구글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무료 이미지)


2013년 건물주가 갑자기 재개발을 선언하면서 예술가들은 항의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뉴욕시 계획위원회, 시의회 등이 건물 재개발을 허가하였다. 예술가들은 건물 철거를 막고자 벽화 파괴 금지명령을 요청하였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하였다. 건물주는 건물의 그래피티들을 흰색 페인트로 모두 덮어 버렸다. 이후 건물이 철거되고 고층건물로 재건축되었다.


▲하얗게 페인트로 덮인 그래피티

(출처: 구글맵 스트리트뷰_2014년 9월)


한편 예술가들은 건물주를 상대로 2015년 소송을 제기했다. 건물주가 20년 이상 오랜 노력이 들어간 작품을 사진으로 남길 시간도 주지 않고 건물 철거 통지도 없이 흰색 페인트로 칠해버렸다며, 시각예술가권리법(Visual Artists Rights Act of 1990)을 위반했다는 내용이었다.


2018년 법원은 예술가들의 손을 들어주어, 작품이 파괴된 21명의 예술가에게 670만 달러를 배상하도록 판결하였다. 그래피티를 예술 작품으로 인정한 법적 판결이었다. 그러나 이미 예술작품은 사라진 뒤였다.


오래된 건물의 재생은 물리적 환경의 개선을 가져오는 한편 그 건물이 역사적 또는 문화적 가치를 지닌 경우 사회적 이슈를 일으키기도 한다. 5 포인츠는 노후한 건물을 최고급의 주상복합건물로 재탄생시킨 재생프로젝트이지만, 예술가들에게는 예술작품을 파괴한 프로젝트이다. 그래피티의 예술적 의미를 유지하면서도 재생하는 방법은 없었을까? 가치를 지닌 오래된 건물의 재생은 깊은 고민과 신중한 결정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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