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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한바퀴] 석유비축기지에서 문화비축기지로, 
시민을 위한 대담한 변신












현재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과 DMC 사이 매봉산 자락에는 마포 문화비축기지가 자리하고 있다. 문화비축기지는 과거 1급 보안시설로 분류됐던 석유비축기지였다. 오늘날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문화비축기지는 과연 어떻게 탄생했을까? 지금부터 현재의 문화비축기지를 탐닉하며,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보는 시간 여행을 함께 떠나보자!




▲서울 마포 석유비축기지 조성계획

(출처: 서울시)


1급 보안시설이 시민의 품으로

1976년 석유비축기지는 총 14만㎡ 규모의 1급 보안시설로 설립되었다. 석유비축기지는 서울시에서 제1차 석유파동을 겪은 후 비상시에 대비하여 건설한 유류 저장시설로, 지난 40년간 일반인 접근과 이용이 철저히 통제되었다.


5개의 탱크에 서울시민이 한 달 정도 소비가능한 6,907만 리터의 석유를 보관했던 마포 석유비축기지는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안전상의 이유로 폐쇄됐다. 그 후 10년 넘게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던 중, 2013년 시민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문화비축기지로의 변신이 결정됐다.


이후 서울시는 「마포·석유비축기지 재생 및 공원화 사업」을 통해 마포 석유비축기지를 친환경 복합 생태·환경·문화공간으로 재생시켰다. 이 과정에서 1번과 2번 탱크는 해체되어 암반지형과 콘크리트 옹벽을 이용하여 건물을 신축한 후, 다목적 파빌리온(1번)과 실내‧외 공연장(2번)으로 변신하기로 결정됐다. 3번 탱크는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여 시민, 학생들을 위한 학습공간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어서 4번 탱크는 기존 탱크 안에 유리천장과 유리벽으로 된 투명 탱크가 들어간 독특한 형태의 기획 전시공간으로 변신을 계획했다. 5번 탱크는 내‧외부의 공간개념을 전환하여 내부는 그대로 보존해 기존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외부와 콘크리트 옹벽 바깥부분은 석유비축기지부터 문화비축기지까지 40여 년의 역사를 기록하는 전시장을 조성하기로 했다.


▲과거 1급 보안시설이었던 석유비축기지가 문화비축기지로 탈바꿈했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6번 탱크는 최대 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정보교류센터’로, 서울의 도시재생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찾아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기로 했다. 이외에도 임시 주차장 부지는 재생 및 공원사업의 프로그램 운영 전초기지 및 주민을 위한 휴식장소로 조성하기로 하는 등 마포 문화비축기지 조성계획이 구체적으로 수립되었다.


▲도심 속 시민들의 휴식공간, 문화비축기지


석유탱크에서 문화시설로의 변신

2017년 9월 공식 개원한 마포 문화비축기지는 과연 사업계획대로 조성되어 현재까지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서 잘 운영되고 있을까? 이러한 궁금증을 품고 현장을 직접 찾았다. 문화비축기지로 향하는 길목마다 안내표지가 설치되어 있어 해당 장소를 찾기 쉬웠다.


서울둘레길 코스에도 포함된 문화비축기지는 도심 속에 펼쳐진 광야 같았다. 갈대 사이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탱크들이 조화를 이루며 신비로움을 자아냈다. 언뜻 보면 평범한 공원 같지만, 사업 조성계획 그대로 실현되어 6개의 탱크가 문화시설로 변모해 시민들과 함께하고 있었다. 방문 당시 일부 시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출입 자체가 불가했지만,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선에서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었고 일부 커뮤니티 시설에는 시민들로 채워져 있었다.

 

우선 문화비축기지에 들어서면 <문화마당>을 가장 먼저 만나게 된다. 공원처럼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광장이다. 이곳에서 대규모 공연과 축제 등이 진행되기도 한다. 이어서 갈대를 따라 길을 걷다 보면 <T1. 파빌리온>을 마주하게 된다. T1은 석유비축기지 시절 휘발유를 보관했던 탱크다. 조성계획대로 탱크를 해체하고, 유리로 된 벽체와 지붕을 얹어 *파빌리온으로 재탄생했다.

*파빌리온(pavilion)이란, 박람회나 전시장에서 특별한 목적을 위해 만든 건물을 뜻함


▲실제 방문한 마포 문화비축기지 전경


<T1. 파빌리온>에서는 40여 년간 탱크를 둘러싸고 있던 매봉산의 암반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다. 또한 투명한 유리벽을 통해 계절의 변화와 함께 다양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방문 당시, 해당 장소에서는 지구 생태계를 예술적 형식으로 구현한 <리빙 시그널> 전시가 개최 중이었다. 이처럼 이곳은 전시와 워크숍, 공연 등을 진행하는 다목적 공간으로 이용된다.


옆에는 <T2. 공연장>이 자리하고 있다. 경유를 보관하던 탱크가 야외무대와 공연장이 되었다. 이곳은 탱크를 해체하며 외형을 새로 구축하지 않고, 하늘을 향해 활짝 열어 둔 것이 특징이다. 더불어 시민들이 석유비축시대 탱크 원형을 온전히 감상하며, 역사적 배경과 당시 경제 상황을 되돌아 볼 수 있도록 문화유산 차원에서 <T3. 탱크원형>도 한 쪽에서 만나 볼 수 있다.


계속 길을 따라 걷다 보면 <T4. 복합문화공간>을 마주하게 된다. 등유를 보관하던 탱크 내부를 그대로 살린 공간으로, 탱크의 거대함을 체감할 수 있다. 이곳은 공연과 전시, 체험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만나 볼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나, 아쉽게도 방문 당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출입이 제한되어 있었다. 이어서 석유비축기지가 문화비축기지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T5. 이야기관>도 만나 볼 수 있다. 이 공간 또한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는 크고 작은 이야기를 차곡차곡 담은 전시실로서 시민들과 함께 한다.

 

끝으로 마포 문화비축기지의 랜드마크인 <T6. 커뮤니티센터>도 만나 보았다. 이곳은 T1과 T2를 해체하며 나온 철판을 활용해 새롭게 만든 건축물로, 운영사무실과 창의랩, 강의실, 회의실, 카페테리아 등으로 구성된 커뮤니티 활동을 위한 공간이다. 실제로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하는 건축물 안에는 시민들이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공간을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었다.



▲<T5. 이야기관>과 <T6. 커뮤니티센터> 전경


시민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안겨주는 문화탱크와 매봉산으로 이어지는 산책로가 결합된 마포 문화비축기지에 한번쯤 방문해보기를 바란다. 시민들은 쉼과 문화예술 그리고 역사적 산물이 가득한 문화비축기지에서 ‘내일을 생각하는 여유’를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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