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 두리] 삶의 터전에 깃든 예술 한 스푼, 
이화동벽화마을 












삶의 터전에서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다면, 이는 분명 축복일 것이다. 서울에도 축복받은 마을이 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이화동벽화마을이다. 낙산공원 언덕 마을이 거대한 벽화마을로 조성되면서, 마을 전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이 되었다.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내려 낙산공원 언덕까지 숨 가파르게 올랐다. 서울 전경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며 예술가의 손길이 거치지 않는 곳이 없는 마을, 이화동벽화마을을 직접 다녀왔다. 함께 마을 골목을 누비며 삶에 깃든 문화를 느껴보자.




▲낙산공원 언덕에 자리잡은 이화동벽화마을


낙산공원 언덕 아래, 예술 꽃 피운 마을 

젊음의 거리 대학로 뒤편 언덕길을 오르면, 낙산공원 언덕 마을이 나온다. 굴곡진 언덕 길 아래 겹겹이 들어서 있는 알록달록한 주택, 이화동벽화마을 첫 인상은 강렬했다. 주택과 벽화, 예술 조형물이 조화롭게 하나가 되어 마을을 이루고, 그곳에서 주민들은 삶을 영위하며 문화를 향유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2006년 문화체육관광부는 노후되어 방치된 지역을 개선하기 위해 복권기금을 이용한 도시예술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화동벽화마을도 도시예술 캠페인 사업에 선정되어 탄생했다. 이 낙산 프로젝트를 통해 이화동 마을내 화분, 전봇대, 돌담, 계단, 심지어 균열된 벽까지 예술가, 주민,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닿게 되었다.


▲도시예술 캠페인을 통해 탄생한 이화동벽화마을


2013년 예술가들은 다시 이화동에 모여 60개가 넘는 전시물을 추가 설치했다. 더불어 국민대, 건국대, 중앙대, 단국대, 이화여대 등 대학생들의 벽화 제작 재능기부가 이어졌다. 1년이 지난 후, 2014년 낙산성곽서1길 좌우로 방치되었던 국민주택 일대에 ‘이화동 마을박물관’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현지인과 관광객들이 찾기 시작했다.


특히 2016년에는 대한민국의 다양한 현지 문화를 체험하는 관광 선호도가 높아짐에 따라, 중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검색한 장소 5위에 이화동벽화마을이 선정되기도 했다. 실제로 마을 곳곳에는 벽화와 상점들을 안내하는 표지물들이 설치되어 있다. 이 때문에 처음 오는 사람도 안내지도를 따라 마을 탐방을 손쉽게 할 수 있다.


▲문화를 향유하는 재미가 가득한 이화동벽화마을


주민들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

벽화마을 형성 이후 이화동은 TV프로그램이나 각종 드라마,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더욱 유명세를 떨쳤다. 마을이 유명해질수록 관광객들이 급증하여 마을내 무분별한 사진 촬영, 소음 발생, 쓰레기 무단 투기 등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결국 2013년 종로구는 벽화마을이 문화예술 관광지이기 이전에 주민이 살아가는 생활공간임을 알리고 지역 주민의 정주권을 보호하기 위해 나섰다. 종로구는 이화동벽화마을 관광객들의 태도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정숙관광 캠페인’을 시행했다. 실제 방문 당시에도 마을 곳곳에는 주민거주지임을 명시하고, 조용히 대화해달라는 내용의 안내판이 부착되어 있었다.


▲주민들의 삶의 터전인 이화동벽화마을


2016년 이화동벽화마을 방문객들의 사생활 침해 등 관광으로 인한 문제를 견디지 못한 주민들은 일부 벽화를 철거하기도 했다. 특히 마을에서 가장 유명했던 꽃 계단, 물고기 계단은 회색 페인트로 덧칠되었다. 이렇게 벽화를 지우고 보수하고, 정숙관광 캠페인을 진행하며 현재까지 이화동벽화마을이 유지되고 있다.


현장을 방문해보니 이화동벽화마을은 관광지보다 주거지에 더 가까운 느낌이 들었다. 여전히 마을의 벽면은 생동감 넘치는 색감으로 뒤덮여 있고,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들이 곳곳에 존재하고 있지만 관광지로서의 활기보다는 주민들의 터전으로서의 안정감이 더 크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추억을 새기는 이화동벽화마을


한번쯤 오랜 역사 속에서 문화예술적 감성을 차곡차곡 쌓아온 이화동벽화마을에서 과거의 흔적과 현재의 모습을 고스란히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크고 작은 벽화들로 가득한 동네를 거닐며 평범한 일상에 예술 한 스푼을 얹힐 수 있으니 말이다.




06336 서울특별시 강남구 개포로621

(대표전화 : 1600-3456)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Seoul Housing & Communities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