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 시선]

1인가구의 집

 













사회투자지원재단 터무늬제작소 소장 김수동

 

지금까지의 주거는 기본적으로 ‘가족’을 위한 공간이었다. 그러다 보니 혼자 사는 사람(1인가구)은 뭔가 부족하거나 문제가 있거나 아니면 가족을 이루기 전의 임시적 상태로 보는 불편한 시선이 여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인가구는 엄청난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서울시 1인가구는 2021년 기준 148만 가구를 넘어섰으며, 전체 가구의 36.8%를 차지하는 가장 지배적인 가구 유형이다.) 주택시장에서 1인가구의 증가는 대단한 호재이다. 소형아파트, 도시형생활주택, 원룸, 방쪼개기, 쪽방 등 공급자 주도로 수익극대화 관점의 주택상품 또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 결과 커뮤니티가 부재하고 공유지가 사라진 우리의 도시는 관계가 단절된 사람들의 격리된 공간으로 채워지고 있다.


 

1인가구에게 적합한 집은 ‘원룸’이 상식이 되어가고 있으며, 원룸의 크기는 최소주거기준(14㎡)에 수렴하고 있다. 생존을 위한 상품이 되어버린 1인가구의 집. 우리를 가두는 원룸이 아닌,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열린 1인가구의 삶과 공간에 관해 이야기해보자.

 

이제 1인가구 주거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더 이상 불완전하고 문제적 상태의 분화된 개인이 아닌 독립적이며 사회적 개인을 위한 사회연대형 주거모델이 제시되어야 한다. 독립적 개인이 사회적으로 연대하여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주거를 만들어야 한다. 그 시작은 집에 대한 고정관념(핵가족을 위한 nRLDK )을 깨는 것이다.

 

지금까지 주택의 공급과 커뮤니티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의제로 인식되었다. 그 결과 주택의 양적공급과 마을공동체는 따로국밥이었다. 집 따로 공동체 따로. 힘은 힘대로 들고 성과는 내기 힘든 구조의 반복이었다, 1인가구의 주거는 따로국밥이 아니다. 개별적 주택이 아닌 커뮤니티 주거로서 마을과 집이 기획되어야 한다. 이의 핵심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커뮤니티 기획이 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모두를 위한 집이 이상적이다. 하지만 사회적 신뢰가 부족하고 공동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한 현실에서 아무나 모아 놓고 공동체를 이루라고 하는 것은 그 또한 어불성설이다. 따라서 사회연대형 주거의 핵심은 자발적 참여다. 누구나가 아니라 정체성과 가치지향을 분명히 하고 그에 동의하는 사람들(개인 및 단체)이 참여할 필요가 있다. 정체성을 정의함에 있어 대상을 특정하고자 할 경우 매우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 잘못하면 또 다른 차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차원에서 오로지 ‘1인가구’만을 위한 커뮤니티가 바람직한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1인가구와 다인가구가 함께 하는 커뮤니티가 주거의 다양성과 포용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다만 다인가구의 개념이 꼭 혈연에 의한 가족일 필요는 없다. 1인가구의 셰어형, 생활동반자, 주거공동체 등 다양한 구성이 가능할 것이다. 이처럼 미성년 자녀가 없는 성인가구 모두를 위한 주거커뮤니티를 상상해 본다.

 

또 하나 유의할 것은 ‘1인가구’를 어설프게 정책 대상화하는 것이다. 그 순간 새로운 낙인이 찍힐 것이다. 1인가구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매력적인 주거모델을 보여 주어야 한다. 독립적이지만 고립되지 않고,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집 걱정 없이 나이들 수 있는 곳, 그런 주거가 필요하다.

 

이와 같은 1인가구를 위한 세대통합형 주거모델을 구상함에 있어 참조할 만한 모델은 무엇인가?

 

1인가구의 주거는 당연히 단순한 주택공급을 넘어 주거서비스를 필요로 한다. 장년 및 노년 대상의 주거커뮤니티로는 LH의 공공실버주택과 일본의 서비스제공형 고령자주택의 모델이 유의미하다. 청년을 위한 주거로는 민간에서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는 코리빙하우스 모델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이들을 결합하여 1인가구를 위한 사회연대형 포용적 주거 모델로 확장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시행착오를 줄이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된다. 하지만 공공이나 시장 의존적인 서비스모델을 어떻게 주민자치와 사회적경제 모델로 전환할 것인가에 대한 숙제가 남는다.

 

그에 대한 답은 다시 커뮤니티 기획으로 돌아온다. 보다 구체적으로 커뮤니티를 정의하고 사전에 입주예정자를 모집하여 입주전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시행한다면 어렵지 않게 주민자치 공동체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혼자여도 소외당하지 않는 서울, 집 걱정, 건강 걱정, 생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1인가구 안심특별시' 서울을 기대한다.



1) Room Living Dinning Kitchen 의 약자, n은 방의 갯수를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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