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 옴부즈만]

나눠내기로 시작하는 청렴의 첫 걸음

 











서울주택도시공사 청렴 옴부즈만 박정은


매년 연말 연시가 되면 각종 모임이 많아진다. 전에 같이 근무했던 사람들의 좋았던 추억을 나누는 모임을 하기도 하고, 현재 같이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끼리 한해 수고 했다는 송년회를 하기도 하며, 인사이동에 따라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송별회와 새로운 만남을 축하하는 환영식을 하기도 한다. 모임을 하는데 빠질 수 없는 것은 맛있는 음식과 술이다. 한해를 뒤돌아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맛있는 음식과 술을 즐기다보면 시간이 금세 가고 헤어질 시간이 된다.

 

헤어지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 그날 모임 비용의 계산이다. 모임의 성격과 모임 장소에 따라 계산방식이 천차만별이다. 직장이나 단체의 공식적인 모임은 흔히 말하는 ‘법카’를 사용하여 회사나 단체의 비용으로 계산을 하면 되고, 정기적인 모임을 갖기 위해 회비를 모으는 모임에서는 회비로 계산을 하면 되지만 그렇지 않은 모임이나 일회성 모임에서는 계산이 난감해지는 경우가 있다. 금액이 작으면 선뜻 누가 나서서 계산을 하기도 하지만 금액이 크다면 한 사람이 나서서 계산하기도 부담스러워 지면서 서로 어색해 지기도 한다. 나눠내는 것이 합리적이고 서로에게 부담도 되지 않지만, 나눠내자고 먼저 말하기 어려운 것이 아직도 우리나라의 문화의 깊숙한 곳에 뿌리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대중화된 골프를 즐기다보면 나눠내기가 얼마나 쉽고 편한 방식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아침 일찍 클럽하우스에서 만나 아침식사를 하고 라운딩을 하면서 커피를 마시고 중간에 두부김치와 막걸리를 마신 비용은 함께 라운딩한 사람에게 똑같이 배분되고 마지막에 각자의 그린피와 합쳐서 각자가 계산하면 된다. 물론 배분되더라도 각자 내는 금액이 자주 즐기기에는 조금 큰 금액이라는 인식도 있긴 하지만, 같이 즐겁게 식사하고 라운딩하면서 각자 비용을 내며 서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것은 건전한 스포츠 문화인 것만은 분명하다.

 

골프처럼 모임에 대한 비용을 각자 나눠내기로 편하게 계산할 수 없을까 하는 고민을 하다보면 우리나라의 문화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지게 된다. 우리나라에는 모임의 성격과는 관계없이 어떤 모임에서든 나이를 중요시하고 나이에 맞게 행동해야 된다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다. 연장자를 높여줌과 동시에 연장자는 그에 맞게 행동할 것을 은근히 강요받는 것인데 그것이 모임 마지막의 비용 계산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한마디로 “오늘은 선배인 내가 살게~”가 나오길 은근히 기대하는 것이다. 결국 모임에는 계산할 능력이 있는 잘 나가는 선배들만 나오게 되고 그 선배들에게 신세진 후배들이 생겨나며 자연스럽게 그들만의 연결고리가 만들어져 부정이 생길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것이다.


 


이제 바꿔보자. 쉽고 합리적인 각자내기, 나눠내기로 서로 부담없이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가지는 것이 어떨까. 절대로 인간미 떨어지는 행동이 아니다. 각자내기, 나눠내기 문화가 정착되고 자연스럽게 느껴진다면 서로 만나는데 주저할 일이 없는, 더 만나기 쉽고 부담없이 만나서 더 즐거운 모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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