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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줘요 SH] 

SH 서울리츠 행복주택, 직장인 최지원님 편













Q. 안녕하세요. 지원 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마포구 SH 서울리츠 행복주택에서 살고 있는 1인 가구 비건 지향인 최지원입니다. 올해 29살이 되었는데 처음 독립했을 때 24살이었으니 어느새 자취한 지 5년이 되었네요. 아직 미숙한 부분이 많지만 혼자서도 알차게 살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저만의 자취 생활 팁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1인 가구와 비건, 혹은 비건을 시작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노하우와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Q. SH 서울리츠 행복주택에 거주하고 계시는데요. 어떤 형식으로 공고를 접하게 되어 신청하게 되었나요? 원래 SH 주택 제도에 관심이 많은 편이셨나요?

SH 주택 제도를 비롯한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청년 지원 정책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혼자 사는 청년들을 위한 좋은 제도가 많이 있는데 홍보가 잘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1인 가구 친구들에게 정책을 자주 공유하고 SH에서도 새로운 공고가 뜰 때마다 친구들에게 알려줍니다. (얼마 전에는 그렇게 공고를 공유한 친구가 서류제출 대상자가 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어요.)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는 준공이 완료된 뒤 그 앞을 지나다닐 때마다 ‘저 아파트에서 한 번쯤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곳이에요. 여느 날처럼 아침에 SH 홈페이지에 들어와서 공고를 살피던 도중, 이 아파트의 공고가 올라온 것을 보고 설렌 마음으로 신청했던 기억이 납니다.


Q. 자취경력이 5년이신데 그럼 이사를 몇 번이나 하신 건가요? 그 전엔 어디서 지내셨나요? 이사를 하면서 기억에 남은 에피소드가 있을 거 같아요.

2021년 여름 전에는 동거인이 있었어요. 동거인과 함께 이사를 세 번 했고 혼자 살게 된 이후에는 두 번의 이사를 더 경험했습니다. 5년 동안은 거의 1년에 한 번씩 이사 해서 이사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았습니다. 그래도 항상 살고 싶었던 곳에서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아서 들어갔기 때문에 당시에 살던 집을 돌이켜 보면 애틋해지는 것 같아요.

지금 집 직전에는 직주근접을 위해 당산에서 거주했습니다. 도보로 회사까지 15분이면 갈 수 있던 곳인 데다가 집 바로 뒤에 샛강생태공원이 있어 자주 걸어 다녔어요. 창밖으로 보이는 공원 뷰가 아름다워서 그곳에 대한 애착도 참 많았어요. 다행히 다른 이사 때와 마찬가지로 이곳을 떠날 때도 커다란 변수가 없었기 때문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은 별로 없었지만, 잦은 이사를 거치며 저만의 이사 루틴이 생긴 점이 재밌습니다. 약간의 미신을 따르는 것인데요. 이사하기 전, 집 구석구석 마다 소금을 뿌려서 나쁜 기운을 쫓고, 이사 당일에는 밥솥에 쌀을 채워서 가장 먼저 들어갑니다. 이사를 도와준 친구들과 동생이 신기하게 생각하더라고요.



Q. 지금의 집, SH 서울리츠 행복주택을 처음 마주했을 때의 기분이 어떠셨나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집에 처음 들어오기 전에 금액적인 부분에서 망설임이 많았어요. 다른 행복주택과 달리 서울 리츠였기 때문에 민간 아파트 단지의 시세가 높아서 보증금과 월세가 꽤 높은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집이 마음에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하지만 당첨 후 행복주택에 계약하기 전 목적물을 확인하기 위해 처음 집에 들어가는 순간 ‘내가 왜 고민했던 거지?’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 만큼 집이 마음에 들었어요. 차근차근 거실과 방을 둘러보는 데 가구들을 어떻게 배치하면 좋을지 바로바로 떠오르더라고요. 이사를 결정하기도 전에 인테리어부터 궁리하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이전에 살던 집보다 3배는 넓어져서 원하는 가구들을 배치할 수 있고 방이 분리되어서 침실과 생활하는 공간을 분리할 수 있었죠. 무엇보다 요리를 좋아하고 자주 하는 만큼 널찍한 부엌 공간이 정말 만족스러웠어요.

내부적인 요소 외에도 단지 내에 마련되어 있는 헬스장과 수영장 등의 커뮤니티 공간이 운동을 매일 하는 저에게는 매력적인 요소였습니다. 비건 식당이 많고 제로웨이스트 샵이 많은 마포에 있다는 지리적인 점도 마음에 들었죠.


Q. 지원 님은 이사할 때, 집을 고를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있을까요? 

집을 고를 때 기준들이 많지만,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집을 찾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저는 지역도 바꾸어 가며 이사를 했던 지라 동네를 정할 때도 따져야 할 것들이 많았어요. 처음에는 어떤 것을 우선순위로 두고 집과 지역을 정해야 했는지 몰라 막막했습니다. 하지만 이사를 연달아 하고 나서 이제는 중요한 조건들을 말할 수 있게 되었어요. 채광과 주변 인프라입니다.

채광이 좋은 집은 해만 잘 드는 것이 아니라 보통 창이 크고 바람이 잘 통해서 습하지 않습니다. 꼭 남향이 아니더라도 앞에 창을 가리는 건축물이 없다면 채광이 좋을 수 있어요.

주변 인프라를 볼 때는 세 가지 공공시설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걸어서 10분 이내에 갈 수 있는 공공도서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수영장, 산책하기 좋은 공원을 찾아봅니다. 도서관과 수영장, 공원이 있는 동네는 주거 단지가 잘 조성되어 있어서 다른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을 뿐만 아니라 치안과 교통도 좋습니다.



Q. 최근 혹은 이전에 지금 거주하고 있는 집을 위해 만족스러운 소비를 한 적이 있다면요? 

행복주택은 작은 평수가 아닌 이상 옵션이 없으므로 대부분의 가전, 가구 제품을 직접 구매해야 합니다. 냉장고와 세탁기, 침대처럼 큼직한 가전·가구를 살 때 왠지 ‘진짜 어른’이 된 느낌이라서 좀 뿌듯하기도 했어요.

이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야 하는 것들이 많이 남아있지만, 지금까지의 소비 중에서는 냉장고가 가장 만족스러웠어요. 처음으로 ‘저만의 냉장고’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이전까지는 빌라나 오피스텔에 옵션으로 갖춰져 있던 냉장고를 사용했는데 요리를 좋아하는 저에게는 터무니없이 작은 크기였습니다. 장을 보고 반찬을 만들 때마다 테트리스를 하는 심정으로 냉장고를 사용했어요. 이제는 600리터 정도 되는 널찍한 냉장고를 사용해서 공간 걱정 없이 다양한 식재료를 구비하고 요리할 수 있어서 즐겁습니다.

인테리어 제품 중에서 만족스러운 소비를 꼽자면 아름다운 파도 카펫을 말하고 싶어요. 그 카펫을 발견한 순간 영화 <헤어질 결심>이 생각나더라고요. 가구가 많이 없어 자칫 텅 비어 보일 수 있는 거실의 분위기를 잡아주는 데다가 기능적으로도 겨울철 보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어서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Q. 이사 하자마자 집들이를 여러 번 했다고 하셨는데, 지원 님의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은 이사 소식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궁금해요!

이사를 마친 그 주의 주말부터 집에 가족들과 많은 친구가 놀러 왔어요. 지금도 아직 이사한 지 두 달이 되지 않아 정리가 안 된 부분이 많지만, 기꺼이 놀러 오는 손님들 모두 좋은 집으로 이사했다며 아낌없이 축하해주었습니다. 저만의 무드가 집에서 느껴진다는 말이 참 기분 좋았어요.

또래 친구들은 어떻게 이런 집에 들어오게 됐는지 궁금해했어요. SH 서울리츠 행복주택에 당첨되었다고 얘기해주면 많이 놀라더라고요. 아까도 언급했지만, SH 주택 제도가 참 잘 되어 있는데 모르는 친구들이 많아요. 알고 있어도 경쟁률이 높아 당첨을 기대하지 않는 친구들도 있고요. 저는 항상 친구들에게 SH 주택에 신청할 때는 생각보다 품도 크지 않고 준비할 서류도 많지 않으니 일단 그냥 넣어보라고 많이 권합니다.

제가 다른 공사의 행복주택에 당첨된 경험도 있고 실제로 입주까지 해서 친구들이 이 제도에 더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었어요. 저도 친구들에게 많이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Q. SH 공고 신청을 하면서 어려움을 겪은 순간이 있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이런 부분을 해결하셨을까요?

SH 공고 합격 당시의 제 상황이 특수했어요. SH 서울리츠 행복주택에 당첨되기 전에 LH 행복주택에 당첨이 되어 계약금 납입도 완료했던 상황이었거든요. 혹시나 중복 당첨으로 판정돼서 당첨 사실이 취소되지는 않을지 아주 불안했습니다. 블로그와 공공임대주택 정보교류 커뮤니티에서 검색도 여러 차례 해보고 인터넷상에 올라온 거의 모든 글을 찾아 읽긴 했지만 제 상황과 완전히 똑같은 분들은 없더라고요. SH 고객센터에 직접 문의해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당첨 이후 입주하기까지 SH와 관할 담당센터, 은행에 정말 많이 전화했습니다. 전화로 물어보는 걸 망설이는 분들이 많지만 가장 정확한 정보는 담당하시는 분들이 가장 잘 알고 있더라고요. 전화하기 전에 궁금한 것들을 메모지에 적어두고 꼼꼼히 여쭤봤는데 다들 친절하게 답변해주셔서 잘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무사히 입주하고 나서는 SH 행복주택 입주를 준비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블로그에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Q. 어쩌면 SH 주택 제도가 지원 님의 자취 인생에서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그럼 실거주자가 말한다! SH가 더 마련(보완)했으면 하는 제도나 건의 사항이 있을까요? 

SH 주택 제도는 청년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주거 고민을 해결해주는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막상 신청하려고 하면 장벽이 느껴지기도 해요. 첫 번째는 청년 대상으로 나오는 집들의 대부분이 너무 작은 평수라는 것, 그리고 두 번째는 SH 서울리츠 행복주택의 경우 약간 특수하긴 하지만 임대료가 부담스러운 금액이라는 점입니다.

저는 운이 좋게 39㎡형의 넓은 평수에 당첨됐지만 대부분의 청년 임대주택은 18~19㎡, 24㎡의 작은 사이즈로 많이 공급되는 것 같아요. 가족들과 5인 가구로, 동거인과 2인 가구로, 그리고 지금 1인 가구로 지내면서 느낀 점은 혼자 살든 여럿 살든 필요한 가구는 다 똑같다는 것입니다. 혼자 살아도 세탁기와 냉장고, 에어컨, 침대 등 기본적인 살림살이는 똑같이 필요한데 평수가 좁다 보니 어느 정도 불편함을 감수하고 살게 되더라고요. 더 널은 평수의 전용면적이 더 넓은 행복주택이 청년들에게도 많이 공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로 SH 서울리츠 행복주택이 다른 공공임대주택과는 달라서 임대료가 더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금액대가 높아서 행복주택의 큰 메리트 중 하나인 경제적인 부담이 적다는 것을 느끼기 어려웠어요. 제가 입주한 곳의 입주율을 확인해보니 약 30% 정도인 것 같더라고요. 실제로 준공된 지 3년이 됐는데도 임대 동에는 아직 빈 집이 있더라구요. 많습니다. 1인 가구 혼자서 보증료와 월세, 관리비 등등을 책임지기엔 빠듯해서 입주를 고민하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 같습니다. 이런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면 좋을 것 같아요.


Q.  다른 분들에게 SH의 다양한 주택 제도를 추천해 주고 싶은 이유가 있을까요? 

SH 주택 제도의 좋은 점은 정말 많지만, 특히 요즘처럼 전세 사기에 대한 불안이 높은 시기에는 안정과 신뢰라는 측면이 가장 빛나는 장점이 되어주는 것 같습니다. SH 주택 제도는 내 집 마련을 위한 디딤돌을 단단히 쌓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중소기업 전세자금 대출이나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 등 국가에서 운영하는 전세자금 대출 제도를 이용하기 수월해서 비교적 낮은 이율로 대출을 받는 것이 어렵지 않고, 대출금을 갚아나가는 과정에서 목돈을 안정적으로 모을 수 있게 됩니다. 다시 돌려받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없으니 주거에 큰돈을 지출하게 되어도 모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청년들을 위한 여러 정책이 많지만, 저는 그중에서도 주거가 안정되어야 전반적인 삶의 질이 향상된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직접적으로 주거 불안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라서 또래 친구들이 적극적으로 SH 주택 제도를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행복주택에 살고 계신 지원 님, 지금 행복하신가요? 지원 님에게 집은 어떤 의미인가요? 

좋은 집에 살면 내 삶이 조금은 더 나아질지 궁금했습니다.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집이 넓어지고 생활공간과 침실이 분리되니 침대에는 잘 때만 가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이전 집에서 살 때와 같은 정도의 스케줄을 소화해도 잠들기 전 한 시간 정도 글을 쓸 여유가 생겼습니다. 단지 내에 운동시설이 잘되어 있어서 바쁘다는 핑계로 미뤘던 운동도 더 이상 변명하지 않고 꾸준히 하게 됩니다.

제가 저 스스로를 통제하기 힘들 때 공간이 통제를 돕습니다. 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 불안함을 해소하는 데 썼던 시간과 에너지를 줄이고 그것을 제가 하고 싶은 일들에 쏟을 수 있게 되었어요. 더 나은 저 자신이 되어가는 느낌이 듭니다. 행복주택에 살게 된 시간은 어쩌면 제 인생에 있어서 일종의 도약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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