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주민이 주인이 되는 마을방송국 <동작FM>




<동작FM>은 ‘주민이 주인이 되는 마을 방송’을 모토로 2013년 1월 개국한 마을 방송국이다. 현재 팟캐스트와 유튜브를 기반으로 방송되고 있다. 이 방송국의 특별한 점은 지역 주민의 후원과 참여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이름에서도 느껴지다시피, 동작구 주민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아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동작구다운 목소리의 방송국을 자부하는 <동작FM> 양승렬 PD를 만나, 이들의 히스토리를 들어보았다.

 

주민들을 위한, 주민들에 의한, 주민들의 방송국

소출력 공동체 라디오 방송국은 전국 7곳에 자리해 있다. 이 방송국들은 2000년대 중반 정부 정책과 민간의 노력으로 7개 지역에 설립돼, 1와트(W)의 소출력으로 방송을 진행 중이다.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지역민의 목소리를 대변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동작FM>은 이러한 소출력 공동체 라디오를 롤모델 삼아 출발했다. 그 시작을 묻는 질문에 양승렬 PD는 2012년 서울에 작은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 시작은 주민들의 모임과 의사소통을 지원하는 사업이었다. 이를 계기로 ‘마을 미디어 활성화’ 사업이 출발했고, 동작구에도 소통을 위한 미디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였다. 이를 취합해 서울시에 신청했고, 지금까지 운영을 이어오게 된 것이다.


2012년 가을, <동작FM> 운영진은 본격적인 방송을 앞두고 15주간 교육을 이수했다. 기존 라디오와 지역 라디오의 차이점, 주민들의 참여 의미, 운영 개념 등 지역 라디오 운영에 필요한 기본적인 소양을 쌓았다. 이후, 소출력 공동체 라디오 방송국인 <관악FM>으로부터 장비와 노하우를 지원받았다. 지인들과 이웃들로부터 십시일반 후원도 더해졌다. 많은 이들의 온정이 더해진 <동작FM>은 마침내 2013년 지하 편집실 한 켠에서 팟캐스트 라디오를 통해 역사적인 첫 전파를 타게 된다.


현재도 방송 제작에 참여하길 원하는 이라면 DJ 교육을 수료해야 한다. 이 교육은 방송에 필요한 기능과 기술뿐 아니라, <동작FM>의 활동 의미와 참여 가치에 대해 동의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주민들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동작 FM>

<동작FM>은 주민들의 지원과 협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사업이었다. 사실 <동작FM> 운영은 후원 회원의 비중이 가장 높다. 이들은 금전적 기부뿐 아니라, <동작FM>의 주인이 되어, 운영 방향에 뜻을 반영하고 있다. 현재 100여 명의 후원 회원이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는 상태다. 물론 후원 회비만으로는 운영이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활동도 함께하고 있다. 지역 축제‧행사‧프로그램 진행, 방송국 공간 및 장비 대여 등의 활동도 운영 기반이 돼준다.


방송 외에 미디어 관련 교육사업도 진행한다. 학교, 복지관, 지역단체를 대상으로 팟캐스트, 글쓰기, 말하기, 유튜브 등 미디어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동작구 주민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등 그 활동 범위도 넓다.


그 가운데 주목할 만한 교육사업 중 하나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다양한 매체에 접근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인 후 자신의 생각을 더해 표현‧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유튜브 채널을 선호하는 청소년이 이성적인 사고방식을 갖기 바라는 마음에서 교육을 시작하게 되었다.


더불어 지역 내 문화‧예술 사업의 홍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거나, 마을 단위의 행사나 축제를 기획해 주민들과 협업해 진행하기도 한다. 물론 방송국 운영을 위해 시작한 활동이지만, 지역 주민의 문화‧예술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지향한다. 모두 동작구라는 공동체 내에서 지역 주민과 함께 성장‧발전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주민들과 소통하며 함께하는 열린 마을 방송국

지역 주민의 관심과 사랑으로 성장해 온 <동작FM>. 나누고 싶은 이야깃거리가 있는 지역 주민이라면, 누구에게나 마이크를 제공하는 열린 마을 방송국을 지향한다. 양승렬 PD가 방송국을 운영하는 이유로 동작구 주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함이라 힘주어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청취자의 연령대는 초등학생부터 60~70대까지로 다채롭고, 특히 30~50대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폭넓은 연령대가 청취하는 라디오니만큼, 청소년부터 어르신까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인생 이야기를 담고자 한다. 학생들의 고민, 어르신들의 경험 및 인생 조언까지 다양한 스토리를 통해, 주민들의 공감대 형성 및 세대 갈등 개선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간의 방송 중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으로는 ‘낭만과 전설의 동작구’가 있다. 진행자들이 직접 동작구의 역사적 사건을 조사‧연구해 소개했던 역사 프로그램이다. 2015~2018년간 방송된 내용 중 일부를 모아 도서 출간으로도 이어졌다. 1919년 3월 23일 밤, 노량진역에서의 진행된 3.1 만세운동도 소개된 내용 중 하나다.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노량진의 소중한 역사 흔적을 프로그램을 통해 새롭게 발굴해 낸 것이다. 이에 2019년 3.1만세운동 100주년 기념행사 때는 동작구청에서 3.23 노량진 만세운동을 기념하기도 했다.

 

지역 주민 연결하는 허브로 자리매김하길

2020년은 <동작FM>에게도 잊을 수 없는 한해로 남을 듯하다. 코로나19로 인한 여러 어려움도 있었지만, 새로운 기회도 찾아온 해였으니 말이다.


올해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주민 모임, 커뮤니티 활동 등 모든 만남이 중단되었다. 이에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는 활동에 대해, 각종 단체와 주민들로부터 도움 요청이 쇄도했다. 이를 미디어로 지원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지역사회 내 인지도도 높아졌다. 향후 <동작FM>은 지역 주민을 위한 허브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동작FM>이 가진 인프라와 기술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역할을 해내고 싶다.


양승렬 PD는 전국적으로 더 많은 마을 방송국이 생겨나, 지역 곳곳의 생생한 이야기와 목소리를 담아내길 소망한다. 더불어 동작구 주민 중 누구나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주저 말고 <동작FM>을 찾아오길 바란다는 메시지도 남겼다. 마을 미디어가 세상을 연결하는 커뮤니티로 자리매김하는 그 날을 바라며,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동작FM>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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