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 프로젝트] 


“여성 스스로 만든 유리천장에 갇히지 않길”

하자관리혁신처 백경희 처장 인터뷰




유리천장, 경력단절과 같은 여성들이 사회에서 겪는 차별 이슈는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이는 공공기관도 예외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서울주택도시공사의 경우, 성별임금 격차가 2018년 기준 27.54%로 나타났다. 이는 성별 간 차별보다는, 재직기간의 차이 및 상위직급의 여성 비중이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도 수십 년간 자신의 커리어를 착실히 쌓으며 관리자의 위치에 오른 이가 있다. 바로, 서울주택도시공사 하자관리혁신처의 백경희 처장이다. 사회인으로서 경력 개발을 원하는 여성들에게 힘이 되어줄 백경희 처장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28년 차 베테랑 기술직 관리자

하자관리혁신처 백경희 처장은 1993년 서울주택도시공사에 입사, 올해로 입사 28년 차의 베테랑 기술직 관리자이다. 1989년에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창립됐으니, 공사의 역사와 함께 성장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축공학과를 전공한 백경희 처장은 당시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추구하는 비전에 반해 입사를 결심했다.


“서울시의 주택 정책을 실현해야 하는 급박한 시기였습니다. 당시 신생 공기업이 주는 신선한 이미지와 시민들에게 필요한 정책을 제공한다는 공사의 비전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입사 후 기술직임에도 불구하고 기획‧설계‧시공‧관리‧감사 등 분야를 망라하며 종횡무진했다. 현재의 하자관리혁신처로 이동해 온 건 2019년 8월의 일이었다. 하자관리혁신처는 하자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지난해 새롭게 확대‧개편된 부서다. 개편 이후, 민원 콜센터를 개설해 하자처리기간 단축 및 하자처리보수율까지 높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천왕1‧2지구 설계가 가장 기억에 남아

입사 후 다양한 부서의 업무를 두루 경험해 온 백경희 처장이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업무로는 2007~8년에 진행한 천왕1‧2지구의 설계 업무를 꼽는다.


“당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공사의 적기공급 혹은 공급변화가 필요한 시기였습니다. 천왕1지구는 기존 용적률 150%로 설계돼 있었는데, 200%로 변경해 1년 안에 발주해야 하는 상황이었고요. 천왕2지구는 성냥갑 아파트 퇴출에 대한 사회적 요구로 새로운 평면 디자인이 요구됐습니다.”


짧은 시간 내에 기존의 디자인을 뒤엎고 새로운 디자인을 설계해야 하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기존과는 다른 차별화된 디자인을 선보여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었다.


힘든 과정을 감내해야 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국가의 정책에 부합하면서도, 선도적인 디자인으로 모범을 보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남겼다. 백경희 차장 개인적으로도 매우 보람된 프로젝트였다.


 

일과 가정 양립하는 데 어려움 겪어

사실 백경희 차장은 두 아이를 둔 평범한 엄마이기도 하다. 많은 워킹맘이 공감하듯, 백경희 차장 역시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느꼈다.


“퇴근 후에는 육아에 집중해야 하다 보니 여러 제약사항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직원들과 소통의 시간을 충분히 할애하지 못했던 점이 특히 아쉬워요. 직장생활에 필요한 커리어를 별도로 쌓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고요.”

그렇지만 엄마이자 주부였기에 업무 수행 시 도움이 됐던 점도 있었다.


“설계할 때 주부의 시각으로 도면이나 배치를 볼 수 있었던 점이 좋았어요. 어떤 배치와 설계가 더 좋을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겠더라고요.”

여성이 가진 감수성과 섬세함이 설계 업무에 강점이 되었던 것이다. 더불어 관리자가 갖춰야 할 덕목에서도 여성이기에 유리했던 점이 분명 있다.


“감성적이고 부드러운 리더십이 필요한 대외관리 및 조직갈등관리 역량은 여성이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조직을 끌고 나가는 비전동기부여 역량은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을 것 같고요.”

백경희 차장은 강점은 강화하고 부족한 점은 보완해 가며, 관리자로서 덕목을 더 높게 쌓아가고자 한다.


 

여성 사회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마지막으로 백경희 처장이 여성 관리자로 성장해갈 후배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가 있다.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유리천장은 반드시 극복해야 할 문제입니다. 개인과 사회가 함께 지속적으로 노력하다 보면, 언젠간 유리천장을 극복하는 날이 올 것이라 믿습니다.”

한편, 유리천장을 막는 것이 여성 스스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덧붙였다.


“여성들이 고군분투하여 중간 관리자가 됐을 때, 그 이상을 올라가려 하지 않고 안주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그 과정이 지치고 힘든 것도 십분 이해합니다만, 남성들은 그 시점에서 관리자로서 역량을 최대치로 발휘하거든요. 그 고비를 잘 넘겨야 더 성장할 수 있습니다. 여성들 스스로 만든 유리천장에 갇히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백경희 차장은 진취적인 마인드를 바탕으로, 관리자로서 더욱 성장, 발전해 나갈 계획이다. 그가 그리는 더 성숙하고 밝은 내일을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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