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하세요. 빵이 님! SH톡톡 구독자분들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기록하는 사람 빵이입니다. 하루하루 기록하며 즐겁게 살아가고 있어요. 최근엔 다양한 기록법을 담은 책을 출간했습니다. 


Q. 빵이 님은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쉽게 일상을 기록할 수 있도록 템플릿을 공유해 주시는데요. 계기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제 기록을 사랑해주시는 분들을 만나면서 템플릿을 공유하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기록을 통해 만나는 나의 새로운 모습, 기록하며 얻은 의미들이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것을 느끼면서부터는 사람들에게도 기록해보기를 추천하고 있죠. 하지만 매일을 꾸준히 기록하는 건 쉽지 않으니까요, 조금 더 쉽고 조금 더 즐겁게 기록할 수 있도록 다양한 템플릿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어요.


Q.매번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빵이 님의 템플릿과 MD, 혹시 평소에 아이디어나 영감은 어디에서 얻으시나요?



주로 일상에서 영감을 받고는 해요. 특별한 일이나 새로운 경험을 통해 영감을 얻는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사실 살면서 그런 특별한 날들을 만나기는 쉽지 않아요.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은 나에게 익숙한 장소인 집이고, 가장 많이 마주치는 것은 나를 둘러싼 주위의 것들이고요. 그래서 일상이나 주위의 것들을 통해 영감을 받고 있어요. 아침에 들은 노래, 함께 식사하며 나눈 대화, 산책하며 마주친 나무 한 그루, 비 내리는 저녁의 명상 시간 같은 것들을 통해서요.



Q. 기록하면 생각나는 것 중 하나가 감사일기인데요. 빵이 님도 감사일기를 쓰시나요? 감사일기를 쓰며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화가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감사일기를 썼던 때가 있었어요. 그땐 용서일기도 썼었답니다. 모든 순간을 기록하고 싶고, 지나간 시간을 잊어버리고 싶지 않아 애를 쓰던 때가 있었거든요. 그땐 모든 용도의 노트를 나누어서 매일의 일기장, 감사일기, 용서일기, 체크리스트, 리뷰 노트 등 전부 따로따로 썼어요. 재작년 즈음엔 그날의 감사와 용서 등을 적는 기록 템플릿도 공유한 적이 있어요. 


지금은 ‘오늘의 감사’라는 이름으로 감사일기를 쓰고 있어요. 한 페이지에 하루치 타임테이블, 체크리스트, 무드트래커, 줄글 일기까지 전부 적는 제 다이어리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 무지노트에 매일 다른 구성으로 기록하기를 좋아해 매일 적지는 않지만, 페이지 한 구석에 오늘의 감사한 것 서너 개를 적는 거예요. 오늘까지 마쳐야했던 일을 잘 완료할 수 있어서, 예상치 못하게 걸려온 할머니의 전화가 기뻐서, 오랜만에 노을 지는 거리를 산책할 수 있어서 등등. 일상 속 소소한 감사들을요!



제가 쓴 감사일기를 보고는, 한 친구가 ‘넌 참 감사할 일도 많다’고 했던게 기억에 남아요. 감사한 일을 찾기 위해 애써서 하루를 돌아본 것이 아닌데도 매일 감사한 일들이 있었거든요. 그러면서 알게 되었어요. 어떤 태도로 하루를 대해야 할지, 어떤 시선으로 내 일상을 바라볼지를요.


Q. 집은 일상과 가장 밀접한 공간입니다. 빵이 님은 집 안에서 일상의 감사함을 느낀 순간이 있으신가요?



2년 전에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를 왔어요. 방이 두 개 딸린 구옥인데, 이전에 살았던 신축 오피스텔과 다르게 갈색 나무 문, 큼직한 창문이 인상적이었어요. 특히 마음에 들었던 건 베란다 창인데요, 방 한 쪽 벽면에 크게 나있는 베란다에 무릎까지 오는 높은 턱이 있었어요. 왜인지 모르겠지만, 아늑한 분위기가 시원하게 뚫린 느낌보다 훨씬 마음에 들었지요. 저는 늘 여름 햇빛은 노랗고, 겨울 햇빛은 하얗다고 말해요. 여름이 되면 해가 지는 시간에 이 베란다 턱에 앉아 노을이 지는 것을 구경합니다. 좋아하는 노래를 듣거나, 창 밖에서 들려오는 사람 소리를 듣기도 하고요. 노란 햇빛이 방을 가득 채우는 시간이 참 좋습니다. 매일 이 햇살을 느낄 수 있다는게 정말 감사했어요.



Q. 감사일기는 작은 것에서 소중함을 찾고, 미루지 않고 기록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빵이 님만의 기록 루틴이나 팁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요즘은 아침 저녁으로 기록을 하고 있어요. 아침에 눈 뜨자마자 바로 휴대폰 보는 것을 막기 위해 모닝페이지 쓰기를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머릿속을 정리하는 데 효과가 있더라고요. 처음엔 아무 말이나 중얼거리는 것 같아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했지만, 쓰면 쓸수록 점점 머릿속이 또렷해지는 게 좋았습니다. 저녁에는 저널링을 하고 있어요. 루틴트래커나 타임테이블을 쓰면서 하루를 돌아보고 관리하는 게 첫 번째, 줄글 일기를 통해 마음을 정돈하는 게 두 번째예요.



기록을 할 때의 꿀팁은 ‘별거 아니라고 느껴지는 것 쓰기’예요. 깊이가 있는 것을 남기려고 노력하다보면 마음의 에너지 소모가 크거든요. ‘별거 아닌 것’부터 쓰는 건, 에너지가 천천히 흘러나와 적당한 양으로 사용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쓰다보면 그 안에서 의미를 찾게 되기도 하고, 쓰는 힘에 속도가 붙어 다양한 내용을 적을 수 있게 되기도 합니다. 저는 오늘 한 일(To do list)을 시작으로 오늘 먹은 것, 오늘 방문한 곳 등을 먼저 적어주곤 해요. 특별한 곳을 가지 않았어도 집, 슈퍼마켓, 우체국 등 다녀온 곳을 작은 아이콘으로 그려보는 것이지요. 거기서부터 시작해 오늘 있었던 사건, 느낀 점, 감사한 일 등을 적어보는 거예요. 


Q. SH톡톡 VOL.41의 주제가 ‘감사’인 만큼, 고마운 분이 있다면 감사인사를 건네 보는 건 어떨까요?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은 분들은 부모님이에요. 지난주엔 휴가차 해외에 계신 부모님 집을 방문해 비행기로 7시간이 넘는 거리를 다녀왔어요. 마지막 본가 방문이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기 이전이라, 무려 5년만의 방문이었지요. 그 사이 이사를 가신 부모님 댁에도 처음 가보았습니다. 제가 온다고 제가 머물 공간이며 좋아하는 음식을 준비해주신 게 참 감사했어요. 내 집이 아니어도 이렇게나 편할 수 있다는 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이렇게나 즐거울 수 있다는 게 신기할 만큼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인사를 드릴 수 있어서 기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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