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하세요. 채린님! SH톡톡 구독자분들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21년 ‘스트릿 댄스 걸스 파이터 시즌 1’에 출연했던 팀 클루씨의 이채린입니다. ‘스걸파’ 출연 이후 대회에도 많이 나가서 상도 타고 바쁘게 살다가, 작년 9월에 호지킨 림프종 혈액암 4기 진단을 받았어요. 지금은 10개월의 항암 치료를 완료하고 집에서 암이 재발하지 않도록 열심히 건강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Q. 작년 9월, 안타깝게도 호지킨림프종 진단을 받았는데요. 그 때의 심정을 이야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새벽에 숨이 안 쉬어지고 열이 계속 났던 날이 있어요. 그때 이것저것 검사를 받았는데, 몸살이 아니라 호지킨 림프종이라는 진단이 나온 거죠. 고등학생인 제가 암에 걸렸다는 게 처음엔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서바이벌을 함께 했던 클루씨 멤버들도 처음 소식을 듣고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었어요. 


또 댄서로서 매일 춤을 추는 게 제 행복이었는데, 춤을 오랫동안 쉬게 되니 굉장히 우울해지더라고요. 당연히 앞으로에 대한 걱정도 많이 됐습니다. 항암 치료를 처음 시작하는 날에서야 제대로 실감이 났던 것 같아요. 치료 과정이 정말 힘들다는 걸 몸으로 느끼면서 ”아 , 나는 이제 내가 사랑하는 꿈을 가질 수 없는 걸까? 춤을 포기해야 하나?“라는 희망적이지 못한 생각을 제 인생 처음으로 했던 기억이 납니다. 


치료 때문에 머리를 밀고 처음 무대에 나왔을 땐 사람들이 저를 어떻게 볼지 두려운 마음이 컸어요. 지금은 머리도 많이 길렀고, 춤도 다시 춰봤는데 항암 약 때문에 피부가 많이 약해져서 조금만 움직여도 얼굴이 빨개져요. 근육이 상상 이상으로 많이 빠져있어서 연습하다 넘어지고, 일어나고, 넘어지고를 반복했습니다. 그래도 제게 주어진 삶에 감사하며 차근차근 꾸준히 나아가고 있어요.


Q. 항암 치료를 시작하면서 SNS에 '난 하나도 안 무섭지. 덤벼라'라는 메시지를 올리기도 해주셨습니다. 마음의 힘을 얻을 수 있었던 방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사실 안 무서웠다면 거짓말이고, 엄청 힘들기도 했습니다. 치료의 마지막 단계에서 항암이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세포를 함께 공격해서 피 수치가 뚝 떨어지기도 하고, 치료를 받을 땐 뭘 먹어도 구역질이 났거든요. 하지만 인생을 살면서 많은 걸 이겨냈던 경험으로, 여태껏 잘해왔듯 보란 듯이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항암치료의 산을 하나하나 넘던 그때,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는 순간들이 있어요. 두 번째 항암치료를 하던 날, 옆 침상에 저보다 큰 산을 넘고 계시던 아주머니께서 “어린 학생이 힘들겠네요. 예쁘고 젊으니 이겨 낼 수 있어요. 난 언제 죽을지 모르겠지만 학생은 꼭 버텨야 해요.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저보다 어려운 상황에도 오히려 저를 응원해 주신 거죠. 그 분의 진심 어린 한마디가 힘들었던 저를 다시 일으켜세운 계기가 되어줬어요. 제 주변의 좋은 사람들을 통해서도 마음의 힘을 정말 많이 얻었습니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SH톡톡 구독자 분들께 채린님의 집을 소개해 주세요.



저는 현재 대학 생활을 하며 3명의 친구와 아파트에서 자취를 하고 있습니다. 좋은 친구들과 함께 살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받고 있어요. 집안 곳곳에 그동안의 추억이 많이 묻어있죠. 



이곳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제 방입니다.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해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때도 외롭지 않아요. 물론 아직은 제 병이 완치가 아닌지라 어머니께서 자주 오시기 때문에 어머니가 주무시는 공간도 있습니다.


Q. 채린님이 집안에서 힘을 얻을 수 있는 방법, 공간 등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는 평소가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아무 생각 안 하기’가 가장 힘든 것 같아요. 그런데 집안일을 할 때는 쓸데없는 고민이나 잡생각이 훌훌 날아가서 좋아요. 집이 점점 깨끗해지는 모습에서 행복을 느끼는데, 그 행복이 제 힘이 되어줍니다. 대부분의 집안일을 즐겨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건 빨래를 하고, 널고, 접는 과정이에요. 뽀송뽀송한 빨래를 곱게 접어서 정리하는 순간이 정말 좋아요.

또 저는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아해요. 침대를 제외하고 가장 자주 이용하는 가구가 바로 흔들의자인데요. 햇빛이 좋은 날, 흔들의자에 앉아서 오늘의 시를 읽으면 그날의 기분이 달라져요. 조금 더 희망찬 하루, 아름다운 하루가 만들어지는 느낌? 이렇게 저만의 시간과 독서를 통해서도 많은 힘을 얻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SH톡톡 구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저는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춤이 없으면 저도 없다는 생각으로 춤 하나에만 몰입해서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투병을 하면서 혼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정말 많아졌어요. 암이라는 진단을 받은 충격과 우울증, 항암치료의 고통에 시달리면서 춤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잊고 살았습니다.

그러면서 춤이 아닌 다른 것을 통해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여태껏 제게는 춤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항상 1등 그리고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목표가 있었거든요. 지금은 취미로 갖게 된 수영이나 헬스 같은 운동을 할 때도 살아있음을 느끼면서 행복을 얻곤 합니다.

거창하게 무언갈 이뤄내는 인생이 아니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소소한 순간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었습니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기, 욕심 때문에 스트레스받지 않기, 좋은 사람들과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기! 여러분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희망을 잃지 않는 거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어요. 살면서 힘들고 버거운 상황이 찾아올 때도 있겠지만, 희망을 가지고 여러분의 길을 차근차근 걸어가 보세요! 그 희망을 타고 어느새 행복이 여러분의 곁에 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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