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산책] 


시간의 흐름을 걷다  서울의 성곽 산책





조선시대부터 백성들은 짬을 내어 성곽을 따라 걷곤 했다. 이를 ‘순성’이라 불렀는데, 순성은 조선시대 사람들의 소풍이며 산책이었다. 그들은 성곽을 돌며 도성 안팎의 풍경을 구경했다.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여전히 거리 두기를 철저히 지켜야 하지만, 아름다운 가을 하늘 아래 옛 선인들을 따라 성곽 산책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복잡한 도심 생활에 찌든 삶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역사를 품고 있는 서울 성곽

서울의 외곽에는 성곽이 있다. 서울은 대한민국의 수도이기 이전에 조선의 수도 한양이기도 했다. 한 나라의 수도를 지키기 위해 성곽을 세우는 것은 당시 임금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


1396년 태조 이성계는 서울 성곽을 축성하기 시작, 북악산-낙산-남산-인왕산을 연결하는 총 18,627m의 성곽을 쌓았다. 이를 세종과 숙종 때 보수했는데, 그때마다 쌓는 법, 돌의 크기와 모양이 달랐다. 그렇다 보니 시대별로 조선의 성 쌓기 기술 발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는 서울 성곽이 지닌 또 다른 매력이기도 하다.

태조 시절에는 맨 아래 큰 화강암을 깔고, 그 위로 다듬지 않은 자연석을 불규칙하게 축성했다. 세종 때 이를 보수하면서, 더욱 크고 직사각형에 가까운 돌로 바꾸었다. 숙종 때 축성된 것은 오늘날 새롭게 복원된 성곽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정교하다.


안타깝게도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등을 거치며 성벽이 많이 훼손됐다. 1975년 복원을 시작하여, 2014년에 완성하였다. 그런데 서울 성곽은 여전히 나라를 지키는 성곽으로 기능하고 있다. 현재도 인왕산과 북악산 전 구간, 남산 일부 구간이 군사용 방어시설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산책로, 관광코스로도 활용되면서, 이곳을 찾는 시민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해 주고 있다.


 

깊어가는 가을을 따라 성곽 산책 떠나기

서울 성곽 산책에도 나름의 코스가 있다. 1코스는 북악산 구간, 2코스는 낙산 구간, 3코스는 남산 구간, 4코스는 인왕산 구간이다. 한 바퀴를 다 도는 데 대략 13시간이 걸린다. 산책이니만큼 한 번에 성곽 전체를 다 돌겠다고 무리할 필요도 없다. 자신만의 계획을 세워 천천히 즐기며 심신의 피로를 푸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성곽 산책 추천① 연희숲속쉼터

가벼운 삼림욕을 즐기며 산책하고 싶다면, 4코스 인왕산 구간의 연희숲속쉼터를 추천한다.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비롯해 자작나무 숲, 잣나무 숲, 쉬나무 숲 등이 우거져 있다. 그저 걷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곱게 물든 단풍과 가을 하늘이 만들어내는 조화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인공 폭포인 홍제천 폭포는 산책길을 더욱더 풍요롭게 만든다. 홍제천을 따라 걷다 보면 한강공원과도 연결된다. 식도락을 빠뜨리기 서운하다면, 연희맛로로 이동해도 좋다. 연희맛로까지는 택시는 기본요금, 버스를 이용해서 이동할 수 있다.



성곽 산책 추천② 이화동 벽화마을

이화동 벽화마을은 낙산 구간이 시작하는 곳으로, ‘동대문성곽공원’이라고도 한다. 4호선 혜화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다른 구간에 비해 가파르지 않아 산책하기에 적당하다. 벽화마을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사진 찍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구간의 끄트머리에서는 동대문 일대가 한눈에 보이는 야트막한 전망대도 자리해 있다. 특히 야경이 기가 막힌 데, ‘서울의 밤’이 뿜어내는 불빛 물결을 감상할 수 있다. 근처 광장시장 속 다양한 먹거리는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줄 것이다.


700살이 넘도록 서울의 온갖 일들을 묵묵히 바라보며 자리해 있는 서울 성곽. 오늘날도 서울의 희로애락을 지켜보며 우리를 보듬고 있을 것이다. 가을이 깊어가는 요즘, 깊은 역사의 숨결이 깃든 서울 성곽을 따라 걸어보자. 서울 성곽이 전하는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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