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 옴부즈만] 


‘청탁금지법 4년을 맞은 민원과 청렴의식’ 



김 경 태 (SH공사 청렴옴부즈만)

 

국민들은 다양한 입장에서 정책집행이나 조치에 대해 자신의 욕구를 드러내고 관철시키기 위해 민원을 제기한다.

 

각급 공공기관에 특정한 행위를 요구하는 인․허가 및 법률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법령의 해석을 구하는 등의 일반민원과 행정기관 등의 위법․부당하거나 소극적인 처분 및 불합리한 행정제도로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국민에게 불편 또는 부담을 주는 고충민원으로 구분한다.

 

이러한 민원은 공공정책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되고 정책결정이나 집행단계에서 예상하지 못한 다양한 국민적 이해나 요구에 맞추어 정책을 시행하는데 커다란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민원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학연, 지연, 혈연 등 관계 속에서 거절하기 곤란한 부탁이라는 형태의 청탁을 행하는 경우 우리는 부탁과 청탁의 경계를 어떻게 보아야 할지 난감한 경우가 있다.

 

우리사회가 점점 투명해지면서‘청탁’과‘부탁’사이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부탁과 청탁의 개념을 정리한 예규가 나와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반부패 총괄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가 청탁금지법 시행 4년을 맞아 23,000여건의 유권해석 사례를 새로이 분석하여 추가한‘2020년 청탁금지법 유권해석 사례집’이 바로 그 책이다.

 

단순한 부탁, 요청 등은 법령의 위반으로 보기 어렵지만, 형식상 재량의 범위 내에서 처리해 줄 것을‘부탁’했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법령을 위반해서라도’또는‘법령에 따라 부여 받은 권한을 벗어나서라도’처리해 달라는 의미이고, 이에 대해 청탁을 하는 자와 직무를 수행하는 공직자등 간에 내심의 의사가 합치하여 법령을 위반한 직무수행이 이루어졌다면 이는 부정청탁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청탁은 부탁의 일종으로 법령과 제도에 근거한 정당한 요구사항인 경우는 부탁이고 아니면 청탁이라 할 것이다. 청탁자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법령을 위반하여 공직자의 공정한 직무수행이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탁을 말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공정한 직무수행과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탁이라는 형태의 청탁사례를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다. 즉 통상적인 행정절차를 벗어난 신속한 업무처리 요청, 일반민원인과는 다르게 과도한 편의 특헤제공 등 우대요청, 과태료 과징금부과 등 각종 의무사항을 지연면제요청, 단속 점검 등 관리 감독권 행사를 소홀히 하도록 요청, 각종 시정명령을 약화시키도록 요청, 상벌 승진 등 각종 인사에 있어서 우대 특혜요청, 상급기관으로부터 특별한 업무처리 요청 등이다.

 

그러면 공직자에게 직무수행이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판단기준은 무엇인가. 이는 청탁을 받은 공직자가 청탁을 수용 또는 거절할 경우 본인에게 이해관계가 발생하는 행위와, 청탁자의 부탁으로 인해 공직자가 스스로 공정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합리적 범위를 넘어 심리적으로 부담을 주는 행위를 각각 말한다.

 

이에 비해 청탁에서 제외되는 행위로는 일반국민이나 공직자가 관련법령에 따라 공직자에게 정상적으로 요청·진정·지시·권한행사·추천 등을 하는 경우는 청탁행위로 보지 않는다. 좀 더 구체적으로 민원인 본인 또는 그 가족의 민원요청, 민원인의 대리인이 하는 행위, 사실관계에 대한 단순한 확인·문의·진정 등은 청탁행위로 볼 수 없다. 또 기관간 업무 추진을 위한 자료 요청사실조회 등을 협력하는 행위, 결재권자(상급자)의 정상적인 업무지시, 인사부서가 직무상 인사추천을 받은 경우 등은 청탁에서 제외한다.

 

그 외 청탁금지법의 부정청탁의 대상 직무인 각종 인․허가, 행정처분, 계약, 인사, 병역, 수사․재판 등의 14가지 민원에 대해 청탁을 하고 그 처리과정에서 실현되지 않았다 하여도 청탁을 한자는 제재 대상이 된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하겠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에서는 청탁금지법 시행 4년을 맞아 사회전반의 변화정도를 살펴보기 위해 국민, 공직자 등을 대상으로 청탁금지법 인식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 국민의 87.8%는 청탁금지법을 지지한다고 응답했으며, 88.1%는 청탁금지법 시행이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응답하고 있다.

따라서 생활규범으로 자리매김하는 청탁금지법은 연고관계나 사회적 영향력으로 인해 공직자의 직무가 왜곡되는 부정청탁 관행을 차단하고 선의의 공직자를 보호하려는 목적이 있고, 우리 모두가 부정청탁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부탁이라는 형태의 청탁을 하는 것도, 들어주는 것도, 허락하지 않아 청렴한 사회로 한 발짝 더 나아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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