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하세요. 프리드리히 작가님! SH 톡톡 구독자분들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맨스 판타지 소설을 쓰고 있는 프리드리히입니다. 


Q. 로맨스 판타지 작가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환상적인 배경의 소설을 즐겨 보았는데, 모험 이야기만큼이나 사랑 이야기도 좋아했고 이 두 가지가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인생은 그 자체로 모험이기도 하니 그 모험에 여러 가지 형태의 사랑이 같이 있는 것이 좋다! 즉 좋은 것과 좋은 것이 전부 더해진 이야기를 보고 싶다, 그런 욕심꾸러기 어린이가 자라서 자연스럽게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

 

Q. 지금껏 다양한 로맨스 판타지 소설을 써 오셨는데요. 가장 애정 어린 작품, 혹은 작품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아마 다른 작가님들도 그러실 테지만 모든 작품이 소중합니다. 항상 제가 보고 싶고 쓰고 싶은 이야기를 담다 보니 더욱 그런 것 같아요. 현실이 아닌 곳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쓰다 보니 간혹 제멋대로 쓸 수 있어서 편할 것 같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종종 계시지만, 사실 현실이 배경이 아니기에 그 세계의 논리를 스스로 맞춰가야 하는 것이 힘들 때가 있어요. 지난 작품인 ‘몰락 세가의 시한부 영약’에서는 비무 대회(일종의 토너먼트 시합)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이리저리 셈을 하다 보니 ‘이거 128강부터 시작해야 말이 되겠는데’ 싶었지요. 말을 뱉은 순간 말도 안 되는 얘기라는 걸 알았고요. 그때 대진표를 다시 추려보고, 128강이 아닌 정말로 말이 되는 이야기로 정비하느라 밤을 지새웠던 기억이 납니다.



Q. ‘사랑’은 가장 보편적인 감정이면서도 정형화 되어있지 않아 쉬우면서도 어려운 소재인 것 같아요. 작가님은 작품의 영감을 어디서 얻으시나요? 



제게 사랑은 반짝이는, 벼락같은, 한순간에 찾아오는 어떤 것이라기보다는 천천히 스며드는 것이라는 느낌이에요. 어느샌가 이 마음에 물들고 말았고 이렇게 물든 대로 살아가겠다고 결심하고 지켜가는 것이죠. 작품에 대한 영감도 비슷합니다. 저의 경우에 영감은 번뜩이며 찾아오지 않더라고요. 그저 작품에 대해 쉼 없이 생각하는 일상에서 그 사이 사이 스며든 자국을 발견하듯 이야기의 실마리를 찾아갑니다. 그런 만큼 일상을, 글을 쓰고 삶을 살아가는 공간을 꾸준하게 가꿔가는 시간을 거르지 않을 때 그 시간이 쌓여 답을 주기도 해요. 정돈된 부엌에서 커피를 내릴 때, 지저분해진 작업 책상을 청소한 뒤 개운한 마음으로 그 앞에 앉을 때, 그렇게 앉아서 되든 안 되든 몇 글자만이라도 꾸준히 백지를 채워나갈 때요. 


Q. 로맨스 판타지만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환상과 모험 그리고 사랑이 모두 중첩된 세계라는 것이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환상과 모험과 사랑이 현실과는 전혀 다르다고, 허황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호화롭고 아름다운 형태가 분명하게 현실을 비추고 있다는 점까지도 좋아합니다.  


Q. 듣기엔 작가님께서는 작품만큼 사랑스러운 집에 충실한 삶을 보내고 계신다고 하던데, 가장 애정하시는 공간이 있을까요? 



마음만 먹으면 집 밖으로는 한 발짝도 나가지 않고 하루 종일 모니터를 보면서 글에 관한 생각만 하다가 지쳐 떨어져 나가도 말릴 사람 없는 일을 하고 있다 보니, 일에 집중하는 것만큼이나 휴식을 제때 챙기는 게 중요한데요. 글을 쓰는 작업실과 몸을 던지는 소파가 있는 거실을 제일 아낀다고 할 수 있겠네요.  



거실에는 심사숙고해 고른, 잘 구운 빵 색깔 소파를 두고 있어요. 흰 쿠션과 은행색 담요를 올려놓았죠. 그곳에 앉아 있으면 볕이 드는 것도, 눈이나 비가 내리는 것도 한눈에 볼 수 있답니다. 소파에 기대어서 뜨개질하거나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면 행복이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걸 알게 되지요.  


글을 쓰는 곳은 글만 쓰려는 생각으로 구성했어요. 그래서 그리 크지 않은 책상에 컴퓨터만 놓았답니다. 최대한 깨끗하게 유지하려고 애쓰지만, 매번 엉망으로 어지르곤 해요. 한껏 엉망이 된 책상을 대청소할 때면 가지고 있는 귀여운 장식품을 바꿔가며 놓는데, 최근에는 친구가 선물해 준 아주 사랑스러운 개구리 도자기 인형을 두고 있어요.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공간들을 가장 정성스레 가꾸려고 노력합니다. 비록 금방 어지럽히지만요.


Q. 연말이 무르익을수록 사랑하는 이와 못다한 시간을 함께 보내고들 하는데요. 작가님께서 올 마지막달을 어떻게 보내실 생각인가요?  



한 해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과 동시에, 이런 와중에도 떠오르는 것들은 전부 사랑하는 것들입니다. 절친한 친구나 가족의 얼굴, 그들과 보낸 시간을 기록한 사진과 일기, 한 해 내내 마음을 다해 썼던 소설……. 마지막 달에는 이것들을 모두 돌아볼까 해요. 썼던 글을 다시 살펴보고, 사진은 현상해서 벽에 붙이고, 슈톨렌을 굽고, 그리고 소파에 앉아서 양말을 뜨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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