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색으로 물든 도심 속 쉼터, 푸른수목원 탐방기

서울 구로구 항동에 자리한 푸른수목원은 삭막한 도시의 한가운데서도 사계절 내내 자연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서울시 최초의 시립 수목원이자, 2018년 서울시 제1호 공립수목원으로 지정된 이곳은. 단순한 공원이 아닌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정원’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곳이다.


  
푸른수목원은 원래 인적 드물고 배수가 불량한 공터였다. 과거 논과 밭으로 사용되던 땅을 정비해 수목원 전역에 유공관을 설치하고 배수와 통기성을 개선한 끝에 지금의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이 유공관을 통해 모인 물은 인근의 항동저수지로 흘러들며, 수목원과 저수지는 유기적인 수생 생태계를 함께 이루고 있다.


뿐만 아니라 주차장과 잔디광장은 ‘빗물정원(레인가든)’으로 조성되어, 빗물을 천천히 침투시키고 정화해 자연스럽게 저수지로 이어지도록 설계되었다. 이 구조는 단순히 기능적인 배수를 넘어, 강우 시 유량을 조절하고 생물들의 서식처가 되며 아름다운 경관을 만드는 생태적 조경의 본보기다.


 
푸른수목원의 백미는 단연코 그 다양한 테마정원들이다. 계절과 식물의 특성, 그리고 관람객의 연령대와 관심사를 고려해 조성된 20여 개의 정원들은 단순한 식물 전시 공간이 아닌, 하나의 작은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그중에서도 ‘오색정원’은 마치 물감을 흩뿌려 놓은 듯 화려한 색감이 인상적인 곳이다. 계절마다 바뀌는 다양한 꽃들과 초본식물이 다채로운 색의 향연을 펼치며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봄에는 튤립과 수선화, 여름에는 백일홍과 해바라기, 가을에는 국화와 코스모스가 정원의 주인공이 된다. 경쾌한 곡선의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꽃들의 향기와 색감에 절로 발걸음이 느려진다.


 
‘장미원’은 또 다른 매력을 지닌 공간이다. 수십 종의 장미가 정원을 가득 채우고 있어 마치 유럽의 고성 정원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붉은 장미, 노란 장미, 분홍빛 장미가 풍성하게 피어나고, 덩굴장미는 아치형 구조물을 타고 오르며 정원을 입체적으로 만든다. 장미가 만개하는 5~6월경에는 향기와 경관이 절정을 이루어 사진 촬영지로도 인기다.


 
‘야생화원’은 소박하면서도 깊은 여운을 주는 공간이다. 국내 자생 야생화들이 자연스러운 군락을 이루고. 있어 인위적인 정원의 느낌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숲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곳에서는 꿩의다리, 금낭화, 노루귀 등 평소 쉽게 보기 어려운 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수국원’은 초여름의 대표적인 인기 구역이다. 장마철의 습한 날씨에도 생기를 잃지 않는 수국이 진분홍, 하늘색, 보라색 등 다양한 색으로 변주를 주며 이색적인 풍경을 만든다.


  
이처럼 정원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수목원과 맞닿아 있는 항동저수지에 이르게 되는데 이 저수지는 수목원의 물길이 모이는 공간으로, 수생식물과 저수지 주변의 녹음이 어우러져 도심 속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평화롭고 고요한 풍경을 선사한다. 저수지 주변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물 위로 드리운 나뭇잎의 그림자, 물가에 피어난 갈대와 창포가 만들어내는 조용한 생태의 장면들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다. 생태적 기능뿐 아니라 시각적인 힐링까지 더해주는 항동저수지는 푸른수목원의 또 하나의 보석 같은 공간이라 할 수 있다.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나무와 꽃, 풀들 속에 숨겨진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었던 푸른수목원. 이곳은 단순한 자연의 전시장이 아니라, 도시 속에서도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공간이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색과 향기로 관람객을 맞이하는 푸른수목원은 다시 찾고 싶은 서울의 소중한 생태 쉼터인 듯 하다.

06336 서울특별시 강남구 개포로621

(대표전화 : 1600-3456)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Seoul Housing & Communities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06336 서울특별시 강남구 개포로621(대표전화 : 1600-3456)

모든 콘텐츠(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Seoul Housing & Communities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