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자연 친화와 효율성의 측면에서 

바라본 한옥의 우수성





2025년이면 서울 도심에 ‘한옥호텔’이 들어설 예정이다. 1970년대 이후 홀대를 받으며 사라져가던 한옥이 웰빙 바람을 타고 그 가치와 우수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호텔도 한옥으로 짓는 시대가 온 것이다.

전통적인 한옥은 기본적으로 바람의 길이 자연스럽게 나 있어 통풍이 우수하다. 건축 재료는 당연히 자연의 산물에서 취했다. 매우 과학적인 메커니즘을 품고 있어 첨단 건축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한옥의 어떤 점이 현대인들을 반하게 하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습기는 내가 잡는다, 기단

건축물은 터를 반듯하게 잘 다듬은 후에 지어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데 한옥은 거기에 더하여 기단을 한 번 더 쌓는다. 그렇게 하면 지하수나 빗물 등 지표면에서 올라오는 습기를 막아주어 보다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게 된다.


동양 건축에서 기단이 발견되는 것은 일반적이나, 한옥의 경우 궁궐 같은 권위적인 주택 뿐 아니라 일반 주택에도 기단이 기본인 것이 특징이다. 차이가 있다면 궁궐은 삼층으로, 양반집이면 이층, 서민들의 집이면 단층으로 되었다는 정도다.


 

그 깊은 속을 누가 알까, 천 년간 지속‧발전한 온돌

처마는 서까래가 기둥 밖으로 빠져나온 부분을 통칭한다. 한옥의 처마 길이는 평균 2.3m 정도로 상당히 길다. 서까래만으로 처마 길이를 늘이는 데 한계가 있어 서까래 끝에 부연이라는 짧은 서까래를 덧붙이기도 했다. 부연이 없는 처마는 홑처마, 있으면 겹처마이다.


차양 역할을 하는 처마는 집 안으로 들어오는 직사광선을 차단한다. 무더운 한여름에 집 안에 그늘을 만들어 줄 뿐 아니라 마당의 높은 온도와 처마가 만든 실내의 낮은 온도가 대류현상을 만들어 시원한 바람을 일으키는 작용도 한다. 한여름 더위를 식힐 유일한 냉방기구가 부채에 한정된 시절, 처마는 자연 바람을 만들어내어 더위를 이길 수 있게 해 준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효율적인 난방시스템, 온돌

온돌은 브리태니커나 옥스퍼드 사전에도 기재된 단어다. 즉, 세계인이 인정한 난방 시스템이라는 말이다. 공기의 순환은 따뜻한 기운이 위로 올라가다가 찬 공기를 만나면 다시 내려오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온돌은 그 원리를 충실히 따른다.


온돌은 아궁이, 고래, 구들장 그리고 굴뚝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궁이에 불을 지피면 열기가 고래를 통해 구들장으로 퍼져 구들장이 데워진다. 그러면 방바닥이 따뜻해지고 따뜻해진 공기는 위로 올라가 퍼져 방 전체에 온기가 유지되는 것이다. 현대에 와서 우리나라 거의 대부분의 주택은 온돌의 원리를 따라 방바닥에 온수가 지나는 관을 묻고 보일러를 연결해 난방을 하고 있다.


우리에겐 너무도 당연한 이 난방 시스템이 서양인들은 매우 신기하고 놀라운 모양이다. 지독한 추위로 유명한 러시아에 온돌 시스템이 수출된 지 10년이 넘었고, 미국 특허도 확보하였으며 수출 국가와 경로도 다양해지고 있다.



팔방미인 황토와 유리가 울고 갈 한지

한옥의 단열에 황토를 빠뜨릴 수 없다. 황토는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게 해주며 통기성, 탈취, 습도조절 능력 또한 뛰어나다. 그뿐인가! 원적외선까지 나와 황토집에서 자고 나면 온몸이 개운하다.


조선시대에는 종이로 갑옷을 만든 적이 있다. 그만큼 한지는 질기다. 한지의 주재료는 닥나무이고 원조는 중국이다. 하지만 중국의 고문서에는 우리 한지에 대한 칭찬으로 가득하며, 고급 문서를 만들 때는 한지를 수입해 썼다.


한지의 쓰임새는 매우 다양하지만, 한옥에서는 창이 되었다. 종이라 통풍이 잘 되어 여름에 시원함을 선물한다. 놀랍게도 보온도 잘되어 겨울 추위를 막는다. 습기와 열도 조절한다. 직사광선은 창호지를 통과하며 부드러운 빛으로 바뀌어 커튼이 필요 없다.

* 옛 종이, 즉 한지의 다른 이름으로 창호지라 부른다.



한옥의 우수성, 세계의 주택문화로!

사실 우리나라 주택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아파트에도 한옥이 접목되어 있다. 현관을 들어섰을 때 거실이 넓게 자리하고 있고 거실을 통해 각 방이 배치된 것은 한옥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겉보기에 불편해 보일 것 같고, 고리타분할 것 같은 한옥. 하지만 그 안에 숨 쉬는 조화는 사람을 살리는 자연의 원리를 담고 있다. 그리고 그 원리를 현대인은 과학이라 부른다. 따라서 조금 불편한 것은 보완하고 우수한 측면은 살려서, 우리의 한옥을 오래도록 보존하고 발전시켜 세계적인 주택문화로 인정받는 그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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