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울로 이사온 지 얼마 안된 용새라고 합니다. 여러 형태의 주거를 경험해본 후 지금은 혼자의 삶을 선택해 살게 되었고요. '집'이라는 매개체로 저를 소개해보는 경험은 처음이라 떨리긴 하는데요. 차분하게 잘 소개해보겠습니다.
2. 어떤 직무에 종사하고 계신지 소개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저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브랜드 매니저 겸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워낙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인지라 어쩌다 보니 현재는 세가지 브랜드의 일을 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저와 맞는 브랜드와 함께 일하며 영역을 넓혀 나가고 싶은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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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본인을 HSP라고 하셨는데, 해당 개념에 대해 가볍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또, 본인이 느끼는 HSP로서의 특징도 조금 설명 부탁드려요!
HSP는 ‘Highly Sensitive Person’의 약자이고, 한국어로 설명하면 '감각이 매우 예민한 사람'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외부의 감각을 받아들이는 민감도의 정도가 타인에 비해 매우 높은 거죠. 여기서 말하는 감각은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등 하나에 국한되지 않고, 신체적 자극 뿐만 아니라 정신적, 정서적 자극도 포함해요.
제가 느끼기에 HSP는 항상 수많은 안테나를 지닌 채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지하철을 타도, 길을 걸을 때도, 일을 할 때도, 밥을 먹을 때도 안테나는 항상 외부 환경을 탐지하고 그에 영향을 받고 있어요. 원하지 않더라도 외부 자극을 받아들이는 안테나가 24시간 작동 중이라 타인에 비해 쉽게 지치는 것도 특징 중 하나인 것 같고요.
어렸을 때부터 제 스스로 '기질이 예민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러한 특성을 가진 사람들을 공통적으로 HSP라고 부르는 것을 알게 된 건 3년 정도 된 것 같아요. 여기까지 읽고 ‘어, 혹시 난가..?’ 라는 생각이 드시는 분들을 위해 HSP 관련 콘텐츠를 몇가지 추천 드려요. (유튜브 '하말넘많' - 저 사람은 왜 저럴까? / 『나는 왜 남들보다 쉽게 지칠까?』 / 『불안을 멈추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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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본인의 예민한 부분이 자취방을 구할 때에도 영향을 미쳤나요?
용새님만의 방을 구하는 기준이나 고려했던 부분이 궁금합니다.
매우 그렇습니다. 학창시절부터 정말 다양한 형태(기숙사, 쉐어하우스, 고시원, 원룸, 룸메 혹은 가족과의 동거 등)의 주거를 경험해봤고 어느 순간 깨달았던 것 같아요. 저는 혼자 살아야 한다는 것을요. 아마 스스로 HSP임을 깨달았던 시기와 비슷한 것 같네요.
그래서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혼자 살 집을 구하고자 했고, 가장 먼저 떠올린 조건은 ‘자는 공간을 꼭 분리하자!’ 였습니다. 침실에서는 정말 ‘취침’만 할 수 있게요. 그래서 투룸을 구하는 게 제 1순위 목표였습니다.
두 번째로 주거할 동네의 경우, 지하철 6호선 라인이 필수 조건이었습니다. 제가 HSP 인간으로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공간이 지하철인지라 지하철 타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자 했습니다. 이사 전까지는 출퇴근 시 지하철 체류 시간이 왕복 두시간 정도였는데요. 이사 후에는 왕복 40분 정도 소요됩니다. 아주 만족해요.
이 외에 고려한 부분이 있다면, 집의 위치입니다. 인구밀도가 너무 높은 번화가는 피하고자 했고, 역에서 조금 거리가 있더라도 조용한 곳에 집을 구하고 싶었어요. 또, 산책하기 좋은 동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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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집에서 가장 사랑하는 공간이 있으신가요?
네, 바로 큰방입니다. 이 공간은 제가 저로 온전하게 존재할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라는 사람을 떠올렸을 때 제 방의 이미지를 떠올려줬으면 할 정도로요. 특별한 가구나 희귀한 인테리어 소품이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조금씩 잘 담아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로가 1600정도 되는 큰 테이블이 가운데에 위치해 있고, 저는 이 테이블에서 모든 것을 합니다. 커피를 마시고, 식사를 하고, 작업을 하고, 책을 읽고, 사람들을 초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그래서 제가 가지고 있는 가구 중 제일 좋아하는 가구예요.
그리고 책상과 나란히 큰 창이 있는데요. 창 밖으로는 멋진 감나무와 바로 옆 어린이집의 안뜰이 보입니다. 쉬는 날에 테이블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다 가끔 창 밖을 바라보며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와 함께 멍 때리게 될 때가 있어요. 또 요즘은 감이 익어가는 계절이라 가끔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는 소리가 나는데요. 은근 집중하게 됩니다. 오늘은 몇 개나 떨어졌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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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예민한 사람으로서, 자취생활하길 잘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다면 이유가 어떤 게 있을까요?
HSP라면 꼭 한번쯤은 혼자 살아보길 바랍니다. 혼자 사는 것은 HSP의 안테나 감도를 낮출 수 있는 정말 의미 있는 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특히 저는 혼자 살고 가장 좋았던 점을 꼽으라면, 청각적 평화가 찾아왔다는 것입니다. 내 주변 소음 환경의 전원장치를 내가 쥐고 있다고 느끼게 되어 좋았어요. 한없이 조용하려면 조용할 수 있고, 원치 않는 소음을 집에서 들을 일은 이제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오롯이 나 혼자서만 지내면 신체적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현저히 적어지는 것 같아요. 외부 자극이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수 자체가 제거되어버리는 것이죠. 다시 한 번, 예민한 기질을 지닌 분들! 꼭 한 번 혼자 살아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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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이 집에서 이뤄나가고 싶은 목표가 있을까요?
이 질문을 받기 일주일 전쯤 정확히 같은 질문에 대해 스스로 답변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여러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딱히 목표를 두지 말아야겠다는 것입니다. 사소한 목표들을 달성하지 못해 아쉬워하기보다 그저 지금처럼만 살았으면 좋겠어요. 필요한 만큼만 소비하고, 적당히 즐기며, 스스로를 잘 돌보며 편안하게 잘 지냈으면 합니다. 나라는 사람의 불투명도를 점점 높혀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요.
8. 다른 HSP인 자취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개개인이 느끼는 스트레스와 불안의 크기가 다르겠지만 어느 형태로든 에너지가 매일 깎이고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각자 스스로가 약해졌을 때 언제든지 쉬러 갈 수 있는 곳을 만들어둡시다. 누구도 방해할 수 없는 요람 같은 곳이요.
그건 책장에 꽂혀 있는 책 속 세상이 될 수도 있고, 집 앞 천을 따라 산책하는 것이나, 좋아하는 원두로 커피를 내리는 행위가 될 수도 있어요. 나의 안테나를 내려놓고 쉬어 갈 수 있는 정거장을 여러 개 만들어 두면 지칠 때마다 잠깐씩 들를 수 있으니, 꼭 본인만의 쉼터를 만들어 보아요. 저도 몇 개 더 만들어 두겠습니다.

9. 마지막으로 구독자 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완연한 가을 날씨가 찾아왔습니다. 이럴 때 가벼운 옷차림으로 핸드폰 없이 한 번 외출해보세요. 카메라가 있다면 챙겨 보세요! 더욱 좋겠네요. 따사로운 햇빛과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걸어 다니면 매일 다니던 동네도 새로운 눈으로 관찰하게 될 겁니다. 외출의 마무리로 좋아하는 카페에 들리는 것까지. 완벽한 하루를 시작하는 간단한 방법을 추천 드리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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