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큐레이션
이제는 ‘소유’가 아니라
‘구독 라이프’
글. 편집실
관리해야 할 물건이 늘어날수록 삶의 무게도 무거워지고 있다.
질을 늘리지 않으면서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구독 라이프’가 인기다.
일상의 질을 높여주는 구독 서비스에 대해 들여다본다.
l 구독 경제의 진화
과거의 구독 서비스라고 하면 신문이나 우유, 잡지 배달 정도를 떠올리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구독 경제(Subscription Economy)는 기술과 물류 혁신을 바탕으로 우리의 의식주 전반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특히 도심의 1인 가구나 청년층에게 높은 주거 비용 대비 한정된 공간은 늘 고민거리다. 매년 트렌드가 바뀌는 가전, 가구, 옷들을 모두 사서 집 안에 쌓아두다 보면 정작 사람이 편히 쉴 공간은 줄어들게 된다.
구독 서비스는 바로 소유에 피곤함을 느낀 사람들에게 삶의 질을 높여주고 있다. 관리의 번거로움, 처분의 곤란함, 보관 공간의 압박에서 벗어나 오롯이 그 물건이 주는 혜택만 누리는 것이다. 짐을 늘리지 않고도 매번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독은 가장 스마트한 공간 활용법이자 경제적인 생활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l 구독 서비스 어디까지?
매달 바꾸는 인테리어, 가구 및 예술품 구독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가구 구독 서비스는 침대, 소파, 테이블 등 고가의 가구를 원하는 기간만큼 월 구독료를 내고 빌려 쓸 수 있다. 구독 기간이 끝나면 다른 디자인의 가구로 교체하거나 반납할 수 있어, 주거 공간의 분위기를 주기적으로 바꾸고 싶은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그림(예술품) 구독’도 대중화되었다. 유명 작가의 원화를 분기별로 교체해 주는 서비스를 통해, 내 집을 언제든 미술관 처럼 연출할 수 있다.
관리의 스트레스를 없앤 가전 큐레이션
정수기와 비데에 국한되었던 가전 렌털 및 구독 시장은 로봇청소기, 식기세척기, 의류관리기(스타일러), 음식물 처리기 등 이른바 ‘신 가전’ 영역으로 급속히 확장되었다. 가전 구독의 가장 큰 장점은 ‘케어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가 주기적으로 방문해 필터를 교체하고 세척해 주기 때문에 소모품 관리나 고장 수리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주방 노동을 제로(Zero)로, 식음료 정기 구독
개인의 건강 상태나 취향에 맞춘 미식 구독이 대세다. 샐러드, 밀키트, 유기농 반찬은 물론이고 국가대표 바리스타가 로스팅한 원두, 소믈리에가 엄선한 와인과 전통주까지 정기적으로 집 앞까지 배달된다. 장을 보고, 재료를 손질하고, 남은 쓰레기를 처리하는 일련의 과정이 생략되면서 주방 공간은 한층 쾌적 해지고 여유 시간은 늘어났다.
취미와 경험을 배달받다
가죽 공예, 드로잉, 뜨개질 등 매달 새로운 취미를 즐길 수 있도록 필요한 재료와 온라인 강의를 패키지로 묶어 보내주는 구독 서비스가 인기다. 취미 하나를 시작하기 위해 고가의 장비를 덜컥 샀다가 방구석에 방치하는 낭비를 막아준다.
l 현명한 ‘구독러’가 되기 위한 체크리스트
구독 서비스가 삶을 편리하게 만드는 것은 분명하지만, 무분별한 구독은 오히려 가계 경제에 독이 될 수 있다. 매달 지출되는 ‘고정 지출의 늪’에 빠지지 않으려면 몇 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첫째, 사용 빈도를 철저히 계산한다. 최소 한 달에 몇 번 이상 사용해야 본전을 찾을 수 있는지 이성적으로 따져보아야 한다.
둘째, 정기적인 ‘구독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스마트폰의 구독 관리 앱이나 가계부를 활용해 현재 내가 매달 지불하고 있는 구독 서비스의 총액을 시각화해야 한다. 이용하지 않으면서 해지가 귀찮아 방치해 둔 서비스가 있다면 즉시 정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셋째, 소유했을 때와 구독했을 때의 총비용(TCO)을 비교하라. 장기적으로 사용할 물건이라면 구독료의 총합이 구매 비용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 단기적 경험이 필요한 물건인지, 장기적 소유가 이득인 물건인지 구별하는 안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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